2026년 07월 08일 (수)

사상 첫 역전...‘이 나라’에선, 전자담배가 연초 앞질렀다

영국 통계 사상 첫 공식 기록...16세 이상 인구 조사 결과, 전자담배 사용률 10% 기록하며 일반 담배 사용률 9.1% 추월

영국에서는 16세 이상 모든 인구의 전자담배 사용률이 일반 담배(연초) 사용률을 추월했다. 영국 통계 사상 첫 공식 기록이다. 담배의 역사도 새로 써야 할 판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담배 연기’의 시대가 가고 ‘전자담배 증기’의 시대가 됐다. 영국에서 16세 이상 모든 인구의 전자담배 사용률이 일반 담배(연초 또는 궐련) 사용률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는 공식 통계가 발표됐다.

영국 BBC 방송과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드스케이프’는 19일(현지시간) 영국 정부의 최신 통계 자료를 인용해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을 보도했다. BBC는 전자담배 사용률이 일반 담배 사용률을 처음으로 추월했다는 점에 주목했고, 메드스케이프는 구체적인 통계 수치와 보건학적 우려를 비중 있게 다뤘다.

영국 국가통계국(ONS)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16세 이상 청소년과 모든 성인의 전자담배 사용률은 10.0%를 기록했고, 일반 담배 사용률은 9.1%에 그쳤다. 영국의 인구 수로 환산하면 약 540만 명의 전자담배 사용자가 490만 명의 일반 담배 사용자를 앞지른 셈이다. ONS는 이에 대해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사건”이라고 밝혔다. 전자담배 사용률이 두 자릿수에 진입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담배 사용률은 특히 18~24세 청년층에서 높았다.

이번 통계의 핵심은 조사 대상이 되는 16세 이상 모든 인구의 평균 수치에서 역전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세계 보건 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100년 넘게 이어져 온 니코틴 소비 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났음을 뜻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담배 없는 세대를 꿈꾸는 영국 보건 당국의 정책적 허점을 드러낸 사례로 평가한다.

“전자담배 영향, 20~30년 뒤에나 뚜렷…청년 세대, 사상 최대 규모의 ‘생체 실험’ 대상”

그동안 영국 정부는 일반 담배의 해악을 줄이기 위해 전자담배를 금연 보조 도구로 적극 권장해 왔다. 이런 유연한 정책이 일부 젊은 비흡연자들에게 전자담배라는 새로운 니코틴 제품에 대한 관심과 사용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번 통계는 전 세계 청소년과 청년 보건의 흐름이 급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분석된다.

전자담배의 일반 담배 역전을 초래한 동력으로는 일회용 전자담배의 폭발적인 보급을 꼽을 수 있다. 전자담배의 화려한 컬러와 많은 과일·디저트 향, 비교적 싼값은 일반 담배의 높은 가격과 냄새에 거부감을 느끼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영국 공중보건국(PHE)이 내놓은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95% 덜 해롭다”는 메시지는 전자담배를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기호품으로 인식하게 했다.

전자담배 증기 속 초미세 입자,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염증 일으킬 수 있어

하지만 전자담배의 위해성이 일반 담배와는 다른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결코 ‘안전한 대안’으로 볼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국제 학술지 《더 란셋(The Lancet)》에 실린 연구 결과(2024년)에 따르면 전자담배 증기에 포함된 초미세 입자가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일반 담배가 타르에 의한 암 발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주된 위험이라면, 전자담배는 가열된 액상 성분이 일으킬 수 있는 화학적 폐 손상이 핵심 위험 요소로 꼽힌다.

보건 전문가들은 담배 성분이 청년층의 미성숙한 뇌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많이 우려한다. 니코틴은 뇌의 보상 회로에 직접 작용하는 강력한 중독성 물질이다. 국제 학술지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발표된 연구 결과(2024년)를 보면 뇌의 전두엽은 25세 전후까지 계속 발달하며, 이 시기에 노출된 니코틴이 인지 기능과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신경 회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상 '버터 향' 성분, '팝콘 폐' 초래…시나몬·바닐라·멘톨 향은 심혈관병 위험 높여

전자담배가 젊은 층을 유혹하는 가장 큰 무기인 향료는 역설적으로 가장 위험한 화학적 위협이 될 수 있다. 국제 학술지 《세포 대사(Cell Metabolism)》에 실린 미국 하버드대 연구 결과(원천 연구 2016년, 후속 연구 2024~2025년)에 따르면 전자담배 액상에서 흔히 발견되는 디아세틸(Diacetyl) 성분의 흡입이 폐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터 향을 내는 데 쓰는 이 성분은 폐의 미세한 기도에 염증을 일으켜 폐쇄성 세기관지염, 이른바 ‘팝콘 폐’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시나몬·바닐라·멘톨 향을 내는 화학 물질이 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심혈관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시리즈 연구 결과(2024~2025년)가 《미국심장학회지(JACC)》에 실리기도 했다.

영국의 전자담배 사용률 역전 현상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에서도 액상형 및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특히 16세 이상 청소년 등 젊은 세대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의 완벽하고 건강한 대안이라는 식의 그릇된 환상을 버려야 한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린 한 칼럼(2025년)은전자담배의 장기적 영향이 20~30년 뒤에야 뚜렷해질 것이며, 현재의 청년 세대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자연적 생체 실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영국의 전자담배 사용률 역전에 관한 통계의 조사 대상은 누구인가요?

A1. 영국 국가통계국(ONS)의 2024년 데이터는 16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 인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입니다. 전자담배 사용률은 10.0%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진입했고, 일반 담배 사용률은 9.1%로 떨어져 두 수치가 처음으로 역전됐습니다.

Q2.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A2. 일반 담배에 포함된 타르나 일산화탄소 같은 발암물질이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덜 해롭다’가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국제 학술지 《더 란셋(The Lancet)》 등에서는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는 다른 방식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초미세 입자가 폐 깊숙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3. 청소년기 니코틴 노출이 왜 위험한가요?

A3. 16세 이상 청소년을 포함한 젊은 층의 뇌는 여전히 발달 단계에 있습니다. 국제 학술지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따르면, 이 시기에 니코틴에 노출되면 뇌의 보상 회로와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계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중독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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