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에게 가장 좋은 약은 걷는 것이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것으로 알려진 명언이다. 별도의 장비가 필요하지 않고, 시간이나 공간적 제약이 덜하면서도 다양한 건강적 이점이 있는 걷기는 보편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운동이라고 인정 받는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한 연구팀에 따르면, 일부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걷기 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히 사용하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중 하나인 ‘메트포르민’이 운동 효과를 둔화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기 때문이다.
미국 럿거스대 연구팀은 대사증후군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성인 72명을 각각 메트포르민 처방군과 위약 대조군으로 나누고 식후에 가벼운 걷기 운동을 통해 하루에 200~400kcal의 열량을 소모하도록 했다. 16주간 이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메트포르민 처방군의 운동 효과가 눈에 띄게 약했다.
대조군은 가벼운 걷기 운동만으로도 혈관 인슐린 민감도가 높아졌다. 이는 혈관이 인슐린에 더 잘 반응하고 근육으로 더 많은 혈류가 흐르도록 했다는 의미로, 포도당을 혈류에서 조직으로 옮겨 식후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의미다. 또 대조군에서는 유산소 능력 역시 약 6% 개선되는 등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향상을 보였다.
반면 메트포르민 처방군은 유산소 능력 개선 폭이 대조군의 절반에 그쳤고, 인슐린 민감성 지표는 도리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걷기 운동을 통한 혈관 반응 개선 효과나 모세혈관 수준의 운동 효과가 눈에 띄게 약화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메트포르민이 세포 호흡과 운동 적응 과정을 방해하고 미세혈관 기능 저하로 조직이 산소를 이용하는 것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이번 논문의 수석 저자인 스티븐 말린 럿거스대 운동보건학과 교수(뉴저지 식품영양보건연구소 소속)는 “이번 연구 결과가 메트포르민 복용이나 운동 중 하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두 가지 모두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약물과 운동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성질환자의 건강 개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내분비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임상내분비학 및 대사 저널(JCEM)》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