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어릴수록 좋은 것 아니었다"...사람의 정신 기능, 몇살이 정점일까?

정신 기능 55~60세에 정점…중년, 쇠퇴의 시작? 혹은 정점의 시작?

인간의 전반적인 정신 기능은 55세에서 60세 사이에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수록 머리가 예전만 못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지만, 과학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전반적인 정신 기능은 55세에서 60세 사이에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서호주대 연구진은 여러 인지 능력과 성격 특성 과정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 나이대가 복잡한 문제 해결과 고위 리더십 역할 수행에 가장 적합한 시기일 수 있다고 밝혔다.

중년, 노화의 초읽기 아닌 정점으로 봐야

연구를 이끈 질 지냑 심리학과 교수는 “젊음이 멀어질수록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기 쉽지만, 중년이야말로 전반적인 심리적 기능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제 중년을 ‘끝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아니라 ‘능력의 정점’으로 바라볼 때”라고 강조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신체적 능력은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 최고조에 이른다. 운동선수들의 활동 기간이 비교적 짧은 것도 어느 정도 설명되는 결과다. 그러나 인지적 능력은 신체 능력과 달리, 훨씬 늦은 시점에 절정을 맞이한다는 점이 이번 연구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16개 인지·성격 특성 분석…“중년이 가장 날카로운 시기”

연구진은 선행 연구들을 종합해 인지 및 성격과 관련된 16가지 핵심 특성을 추출하고, 이를 공통된 척도로 표준화해 연령대별 변화를 비교했다. 분석에 포함된 항목은 도덕적 추론, 기억력, 정보 처리 속도, 지식, 정서지능을 비롯해 5대 성격 특성(외향성, 정서적 안정성, 성실성, 개방성, 친화성) 등이었다.

이 특성들의 연령별 궤적을 합쳐보니 뚜렷한 패턴이 나타났다. 전반적인 정신 기능은 55~60세 사이에 정점에 도달했으며, 약 65세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특히 75세 이후에는 기능 저하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일부 능력은 오히려 더 늦게 절정 맞아

모든 인지 능력이 동시에 정점을 찍은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성실성은 약 65세에, 정서적 안정성은 75세 무렵에 정점에 도달했다. 도덕적 추론 같이 덜 주목받는 특성들은 70세 이후에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75세 이후에도 특정 능력은 계속 향상될 수 있다는 점이다. 비논리적인 결정을 하게 만드는 인지 편향에 저항하는 능력은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까지도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리더십·의사결정 핵심 연령대 50~60대인 이유 설명

이러한 결과는 왜 많은 기업과 조직에서 50~60대 리더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는지 설명해 준다. 연구진은 복잡한 판단, 전략적 의사결정, 고위 리더십을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연령대는 55~60세이며, 40세 미만이나 65세 이상에서는 그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장년층이 실직 후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도 지적됐다. 연구진은 “고용주들이 ‘곧 은퇴할 나이’라는 고정관념을 갖는 경우가 많아 실제 능력과 상관없이 기회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동지능 vs 결정지능…나이가 전부는 아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나이만으로 능력을 판단하려는 경향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유동지능(fluid intelligence)과 결정지능(crystallised intelligence)에 차이가 있다는 데 대부분 동의한다. 유동지능은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보통 20대에 최고조에 이르는 반면, 결정지능은 경험과 학습을 통해 축적되는 지식으로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냑 교수는 “단순히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불완전하다”며 “나이에 따른 고정관념이 아니라 개인의 실제 역량과 특성을 바탕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인텔리전스(Intelligence)》에 ‘Humans peak in midlife: A combined cognitive and personality trait perspectiv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