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어머니가 학점·친구 관리”…20대 대학생 간섭 언제까지?[토닥토닥]

[아프지마 2030] 대학생의 자기결정권에 관해

사람은 성장하면서 부모와 분리-개별화의 시기를 지나야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학에 가면, 스무살 성인이 되면…”

청소년이 부모에게 희망 사항이나 권리를 요구할 때 자주 듣는 말이다. 정말 대학생이 되면 스스로 대부분의 결정을 할 수 있을까. 실제로 많은 대학생이 부모님의 느슨해진 간섭에 자유를 만끽한다.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부모는 오히려 간섭의 끈을 더 조이기도 한다. ‘아직 완전한 어른도 아닌데 자칫 사고라도 날까 봐 그렇다’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학점 관리에 친구 통제까지…“지속되는 간섭에 숨 막혀”

대학생 A씨(21)는 고민을 상담하는 커뮤니티에 “학점 관리까지 세세하게 간섭하는 어머니 때문에 숨이 막힌다”고 토로했다. 어머니는 A씨가 듣는 수업의 교수님이 누군지, 어떤 과제가 나왔고, A씨가 어떻게 제출하는지 일일이 확인한다.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것은 부모님의 집이 지방이어서 A씨가 혼자 서울에서 자취한다는 것. 하지만 A씨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기간에는 어머니가 자취방에 올라와서 머무른다”며 “이런 어머니의 행동 때문에 친구들과 같이 시험공부하기도 힘들다”고 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도 A씨는 적극적으로 싫다는 의사 표현을 하지 못했다. 웬만한 건 참는 성격인 데다,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의지하고 있기도 해서다. 등록금과 자취방 월세를 부모님이 부담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등록금에 용돈까지 벌기는 힘든 일이다.

A씨와 어머니의 갈등이 깊어진 것은 친구 B씨가 준 선물을 버린 사건이 있고 나서다. 평소 B씨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어머니가 B씨가 A씨에게 준 생일선물을 버린 것이다. 선물은 평범한 디퓨저(방향제)였다. 하지만 어머니는 저렴한 제품이라 건강에 나쁠 것 같다고 주장했다. A씨는 “대학생이 되고 자유롭게 지내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더 숨 막히게 느껴진다”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경제적으로 의존하더라도 간섭 벗어나야…“성인으로 성장하는 시간”

전문가들은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반드시 과잉 보호나 간섭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부 부모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대학생이 된 자녀를 지나치게 보호‧간섭하는데, 이는 개인의 성장을 방해하는 행동이라는 설명이다.

오강섭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람은 성장하면서 부모와 분리-개별화의 시기를 지나야 한다”며 “경제적으로는 의존한다고 다른 부분까지 의존적으로 지낸다면 개인의 삶 전체가 부모에게 종속되고 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지속되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간혹 부모의 불안이 자녀들을 향한 과잉보호나 간섭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자신이 간섭하지 않으면 모든 게 잘못될 것만 같은 불안감이다. 하지만 사춘기를 지나면 부모와의 분명한 분리, 개별화가 필요하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부모에게 정확히 말하고 자신의 삶에 대한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

오 교수는 “우선 부모님과 논의해 방문 횟수를 정해야 한다”며 “부모님에게 학교생활이나 친구와의 만남 등도 모든 것을 말할 필요도 없다. 사춘기 이후에는 부모님과 어느 정도는 부모님과도 비밀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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