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5일 (수)

저녁이 있는 삶! 사람다운 삶!!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음력 섣달 초이틀. 미세먼지에 내몽골황사 그리고 아침 안개(서해안 내륙). 뿌옇고 자욱한 잿빛 하늘. 콜록! 콜록! 저마다 마스크차림. 눈 먼 자들의 도시.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가. 무시무종(無始無終). 삶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것. 그저 저 시냇물처럼 밤낮으로 어디론가 흘러갈 뿐이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시대.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삶. 휴식이 있는 인간다운 생활. 저녁이 있는 삶. 1979∼1992년에 태어난 에코세대의 가치관. 대한민국 2016년 대졸 신입사원 중, 1년 안에 퇴사한 비율이 무려 27.7%. 연봉보다는 근무시간 보장이 더 중요. 직장마다 20∼30대 젊은 퇴직준비생들 갈수록 늘고 있다. 쓸데없는 회의, 관행적인 회식, 가족회사라는 이름아래 벌어지는 수많은 사생활 침해, 숨 막히는 군대식 조직문화…
 
이 땅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오로지 일벌레로 살아왔다. 그 이후의 민주화세대(1964∼1978년생)도 큰 차이 없었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하면서도 선배들의 ‘무대뽀 문화’에 무작정 끌려왔다. 하지만 이젠 ‘일주일 30시간대 근무’시대. 한 주 ‘나흘 일하고 사흘 쉬는’ 세상이 온 것이다.
 
일과 삶 그리고 꿈과 돈의 선순환. 밥을 먹으면 힘이 생기고, 그 힘은 다시 밥을 만든다. 밥을 만든 후엔 꼭 쉼이 필요하고, 그 쉼은 곧 꿈과 여유를 낳는다. 꿈은 새로운 밥을 만들고, 그 밥은 다시 똥이 되고, 똥은 흙으로 돌아간다. 흙은 쌀을 만들고, 쌀은 다시 돈이 되어, 달콤한 휴식을 주고, 자꾸만 새로운 꿈을 꾸게 한다. ‘밥→힘→쉼→꿈→밥→똥→흙→쌀→돈→꿈’이 신나게 돌아가는 세상.
 
부디 올 한해 아등바등 쫓기지 말고, 아침햇귀가 올라올 때 첫 찻물 끓이는 정갈한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우물에 홀연히 내려앉은 보름달처럼, 방금 세수하고 나온 수선화 꽃처럼, 그렇게 여유롭고 담담하게 살게 하소서. 마을 어귀에 고고하게 서 있는 소나무처럼 한가롭고 헌걸차게 살게 하소서.
 
<김화성 칼럼니스트>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