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기숙사의 강제 아침 운동, 인권침해일까?

[박창범 닥터To닥터]

기숙사생활을 하는 고등학생들에게 학교가 아침에 기상시간을 정하고 운동을 하게 하는 것은 인권침해인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중년이 된 사람들에게 고등학교라고 하면 규율과 규제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월요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전 학생들이 학교운동장에서 각 반별로 일렬로 서서 국기와 선생님께 경례를 하고 교장선생님의 훈시를 한시간 정도 들어야 했다. 등교할 때에는 교복을 입어야 하고 양말과 신발의 모양과 색깔도 제한하였다. 가장 핵심은 두발길이다. 생활부 교사선생님은 교문 앞에서 머리가 규정보다 긴 학생이 나타나면 바리깡으로 머리에 고속도로를 내는 광경이 흔히 발생하였다. 이렇게 바리깡으로 당한 학생들은 귀가한 후 미용실이나 이발소에서 제대로 머리를 다듬어도 바리깡으로 만들어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경우가 흔했고, 당한 학생은 이에 대한 반발로 아예 빡빡 깎고 오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수업 도중에 교사들의 체벌은 매우 흔하게 일어났다. 이러한 상황이 인권침해 논란이 되자 정부는 두발규제 및 교사들에 의한 체벌도 금지하였다.

그렇다면 기숙사생활을 하는 고등학생들에게 학교가 아침에 기상시간을 정하고 운동을 하게 하는 것은 인권침해인가? 최근 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이 나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전교생이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등학교에서 다리가 아픈 학생을 제외한 모든 학생들을 매일 아침 6시 40분에 깨워 약 20분간 아침운동을 시키고 불참하는 경우 벌점을 부과하였다. 이에 진정인은 이와 같은 규정은 부당한 인권침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해당 고등학교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생활습관을 길러주고 체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통으로 이전에는 아침점호 및40분정도의 운동을 하였지만 코로나19 시기에 잠정 중단하였고, 지금은 20분 동안 학교근처를 산책하는 형태로 간소화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별 사유없이 고의로 점호 및 운동에 불참하는 경우 벌점을 받을 수 있다고 답변하였다.

인권위는 학생은 교육에서 수동적인 관리객체가 아니라 엄연한 주체이고, 자주적 인간으로서 인격을 형성하고 인권이 보장되는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비록 학생들의 생활습관함양 및 체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할지라도 학생 스스로의 필요와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강제적인 운동은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이러한 규정이 학교생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가 학생들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아침운동을 강제하는 것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인격을 발현하며 생활영역을 주체적으로 형성해 나갈 권리를 제한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자율성보다 규율과 복종의 내면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행복추구권에 바탕을 둔 일반적 행동자유권 및 자기결정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해당 학교는 아침운동을 강제하는 것을 중단하고 기숙사 운영규정 중 관련 내용을 개정할 것을 권고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 2024.1.24 23진정0826100결정)

이와 같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논란이 있다. 고등학생은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규율과 규제를 통해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숙사와 같은 단체생활을 하는 경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기상시간이나 취침시간과 같은 규정과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각 학교에는 전통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러한 전통이 법률을 위반하거나 과도하게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면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인권위의 결정과 같이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과도한 규율과 통제를 받으면 사회로부터의 복종을 내면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특히 아무리 아침기상시간을 규제하고 아침운동을 강제하는 것이 교육적 효과와 신체강화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인권침해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해당학교가 따르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숙사형 학교에 입학할 때 해당 학교는 학교에 지원할 때 해당학교의 교육과정, 기숙사 생활지침, 기상시간 규정 및 아침운동을 필수로 진행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를 입학할 때 서면으로 동의서를 받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러한 충분한 설명과 동의를 통해 아침운동이 싫은 학생들은 해당 학교에 지원하지 않거나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을 것이고 진정인과 같은 학생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는 일은 벌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박창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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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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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d*** 2024-07-22 04:58:55

      기숙사 규정이나 학교 통제를 받지 않을려면 다른 학교를 가야지~아님 전학을 가던지~인권위도 그렇고 ~한넘이 와서 안그래도 일 많은 학교 를 머리 아프게 만드네~~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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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1*** 2024-07-21 20:59:49

      다른 학교를 가야지 ~인권타령 하지 말고 본인이 원하는 형태의 학교를 가야지 검정고시 학원을 가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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