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념 깨는 복부비만…뱃살이 도리어 당뇨병 예방?

‘유전자 변이’로 뱃살 쪘지만, 당뇨병 등으로부터 ‘보호’ 받는 사람 뜻밖에 많을 듯

뱃살이 찌면 당뇨병,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이 통념을 깬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통념을 깨고 뱃살(복부비만)이 당뇨병을 일으키기는커녕 도리어 이 병으로부터 보호받게 해줄 수도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대 의대·공대 공동 연구팀은 복부에 지나치게 많은 지방이 쌓이는 성향을 높이는 것으로 인식해 온 게놈의 수백 개 영역 가운데 5개 영역이 뜻밖에 제2형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오히려 낮춰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일부 사람은 이들 5개 영역의 유전자 변이로 허리에 지방이 쌓이는 성향을 갖지만 오히려 당뇨병에 잘 걸리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이런 유형의 복부비만 환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비만으로 배에 살이 찌면 대사증후군을 일으켜 제2형당뇨병, 뇌졸중 등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뱃살이 쪘다고 모두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 만큼, 유전자 변이로 이런 성향을 지닌 사람을 가려내 개인 맞춤형 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팀은 “신진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에 대한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통상 당뇨병과 심혈관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인식되는 비만이 반대로 이들 질병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효과를 일부 사람에게 어떻게 발휘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유전적 연결 고리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비만으로 부작용을 빚을 위험이 높은 개인에 대한 맞춤형 치료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비만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유전자 변이의 역할을 제대로 파악하면 비만 환자에 대한 최상의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게 된다. 의사는 당뇨병 등에 대한 보호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것으로 유전자검사에서 확인되는 환자에 대해서는 체중 감소의 필요성을 덜 강조하는 등 치료 과정을 확 바꿀 수 있다.

복부비만은 의사가 환자에게 대사증후군이 있는지 판단하는 데 활용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의사는 환자의 허리와 엉덩이의 둘레를 재서 비교한다.

이 연구 결과(Predicting mechanisms of action at genetic loci associated with discordant effects on type 2 diabetes and abdominal fat accumulation)는 과학저널 ≪이라이프(eLife)≫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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