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5일 (토)

‘이 주사’ 한 방 맞았다가 온몸 허물 벗겨진 20대女…무슨 사연?

약물 과민반응 병력 있던 26세 여성… 피부 45% 손상돼 중환자실 치료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수술이 끝나고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주사를 맞았다 온몸 피부가 벗겨지는 독성표피괴사용해증을 경험한 여성의 사례가 전해졌다. 사진=큐레우스(Cureus)

수술 중 흔히 쓰이는 진통제 주사를 맞았다가 온몸의 피부가 벗겨진 20대 여성의 사례가 전해졌다.

멕시코과달라하라 시빌 병원 유전학과 연구진은 질 중격(질 안을 막거나 두 공간으로 나누는 선천성 비정상 조직) 교정 수술을 받은 후 중증 약물 부작용을 겪은 26세 여성의 사례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최근 발표했다.

질 중격 제거 수술 후 온몸에 물집 번져

환자는 어릴 때부터 뇌전증을 앓았다. 과거 뇌전증약인 카르바마제핀을 먹은 뒤 온몸에 가려운 발진이 생겨 약을 중단한 적이 있었다. 그 밖에도 항생제인 아목시실린과 클린다마이신 등 여러 약에 과민반응을 보인 병력이 있었다.

여성은 산부인과에서 질 중격 교정 수술을 받았다. 이 수술은 대부분 배를 열지 않고 질을 통해 수술한다. 여성은 수술 직후 통증을 줄이기 위해 케토롤락 30mg을 정맥으로 투여받았다. 케토롤락은 각종 수술 후 급성 통증에 흔히 쓰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다.

그러나 첫 투여 후 몸이 아프고 피부가 가렵기 시작했다. 이어 머리와 몸통, 다리에 붉은 반점이 생겼다. 반점은 빠르게 커졌고 서로 합쳐졌다. 이후 물집이 잡혔으며 피부가 넓게 벗겨졌다.

피부를 손가락으로 살짝 밀기만 해도 표피가 떨어지는 ‘니콜스키 징후’도 나타났다. 피부 손상 범위는 처음 약 20%에서 45%까지 늘어났다. 입술과 입안에도 상처가 생겼다. 외음부와 항문 주변 피부도 벗겨졌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독성표피괴사용해증(TEN)이 발생한 것으로 진단했다. 독성표피괴사용해증은 약물 등에 대한 심한 면역반응으로 피부와 점막이 넓게 괴사하고 벗겨지는 질환이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의료진은 수술 후 투여한 케토롤락을 원인으로 강하게 의심하고 즉시 중단했다. 여성은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면역 반응을 조절하기 위해 면역글로불린(몸의 과도한 면역반응을 누그러뜨리는 항체 성분)을 사흘 동안 투여받았다. 전신 스테로이드와 강한 진통제도 사용했다. 수액으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했다. 벗겨진 피부에는 하루 두 차례씩 멸균 드레싱을 시행했다.

다행히 새로운 피부 손상은 더 생기지 않았다. 벗겨진 자리에는 피부가 서서히 다시 자랐다. 전신으로 염증이 퍼지는 패혈증도 발생하지 않았다. 환자는 상태가 좋아져 퇴원했다. 이후 피부과와 알레르기 진료를 받으며 의심 약물을 다시 사용하지 않도록 안내받았다.

의료진은 "심각한 약물 이상 반응의 위험을 줄이려면 과거 약물 과민반응을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며 "원인으로 의심되는 약을 빠르게 끊고 중환자실에서 여러 진료과가 함께 치료한 것이 환자의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독성표피괴사용해증, 온몸 피부가 화상처럼 벗겨져

독성표피괴사용해증은 약물에 면역체계가 지나치게 반응하면서 피부세포가 광범위하게 죽는 질환이다. 피부에 붉은 반점과 물집이 생긴다. 이후 표피가 넓게 벗겨진다. 입과 눈, 생식기 같은 점막도 함께 손상될 수 있다.

비슷한 질환으로 스티븐스-존슨증후군이 있다. 피부가 벗겨진 범위가 몸 전체의 10% 미만이면 스티븐스-존슨증후군으로 본다. 30%를 넘으면 더 심각한 독성표피괴사용해증으로 분류한다.

독성표피괴사용해증은 피부 장벽이 사라지기 때문에 심한 화상을 입은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갈 수 있다. 세균 감염과 장기 기능 저하도 발생할 수 있다. 심하면 생명을 위협한다. 논문에 따르면 사망률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 25~50%에 이른다.

주된 원인은 약물이다. 뇌전증약과 항생제, 일부 소염진통제, 통풍약인 알로푸리놀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약을 먹는 사람에게 흔히 생기는 부작용은 아니다. 개인의 유전적 특징과 면역 상태, 과거 약물 반응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초기에는 열이 나고 몸이 아플 수 있다. 목이 아프거나 심하게 피곤해 감기로 착각하기도 한다. 이후 붉고 아픈 반점과 물집이 빠르게 번진다. 따라서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은 뒤 입안이 헐고 피부가 벗겨진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의심 약물 빨리 끊는 것이 가장 중요

독성표피괴사용해증이 의심되면 원인으로 추정되는 약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치료의 핵심은 벗겨진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다. 수액으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한다. 감염 여부도 계속 확인한다. 통증과 체온, 영양 상태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면역글로불린과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한다.

독성표피괴사용해증을 완전히 예방할 방법은 없다. 다만 과거 특정 약을 사용한 뒤 심한 발진이나 물집, 입안 상처가 생겼다면 약 이름을 기록해둬야 한다. 병원 진료나 수술 전에도 의료진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

원인으로 확인되거나 강하게 의심되는 약은 다시 사용하면 안 된다. 비슷한 계열의 약도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새로운 진통제나 항생제를 사용할 때는 알레르기·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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