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온, 정상상태선 기억력 유지 역할

동물실험 결과…변형되면 광우병 원인

광우병을 유발하는 단백질로 알려진 프리온이 평소 기억력에서 주요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프리온은 동물의 뇌에 있는 단백질로 특정한

형태로 변형되면 이제까지 알려진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등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질병 감염인자가 된다. 그러나 정상적 상태로 평소 하는 역할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에 실마리가 풀린 것.

미국 미주리주 의학연구소 카우식 시 박사와 콜롬비아대 에릭 캔달 박사 팀은

수십 년간 갯민숭달팽이(일명 바다달팽이)를 대상으로 기억력과 학습능력에 대한

실험을 했다. 갯민숭달팽이는 손으로 건드리면 움츠러드는 반응을 보이는데 한 달

동안 일정한 자극을 같은 시간에 주었더니 움츠러드는 반응이 더 커졌다. 이는 갯민숭달팽이가

같은 자극이 가해진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기억이 저장될 때 신경접합부인 시냅스 속에서 세포질

폴리아데닌화 인자 결합(CPEB) 단백질이 프리온 상태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전에 효모 속에서 CPEB가 프리온의 속성을 띄지 않는다고 관찰했지만

갯민숭달팽이 속에서는 프리온이 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CPEB 단백질이 프리온 상태에서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프리온이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달팽이에게

면역체를 투여했다. 그러자 학습과 기억력에 관여하는 세포와 기억력의 지속을 담당하는

신경물질의 연결이 막힌 것을 발견했다.

시 박사는 “프리온이 광우병이라는 부정적인 모습으로만 연상되고 있었지만 이번

연구가 더 넓은 의미의 생물학적 역할에 대한 통로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아직 확실히 증명되지 않은 하나의 가설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연구는 과학 잡지 ‘셀(Cell)’에 소개되었으며 영국 온라인 의학웹진 메디컬뉴스투데이,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5일 보도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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