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1일 (금)

갑자기 시력 잃고 팔다리 힘 빠지는 희귀병⋯FDA, ‘첫 치료제’ 후보 우선심사

재발성 MOGAD 132명 3상⋯엔스프링군 재발 위험 68% 낮아, FDA 내년 1월 결정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슈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스프링(성분명 사트랄리주맙)’. FDA는 MOG항체 연관질환(MOGAD) 적응증 확대 신청을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사진=로슈

갑자기 시력이 떨어지거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이 있다. 수초희소돌기아교세포당단백질 항체 연관질환(MOGAD)이다.

한 차례 증상이 가라앉은 뒤에도 재발할 수 있고, 반복되면 시력 저하나 신경 손상이 남을 위험도 커진다. 하지만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재발 예방 치료제는 없다.

이 질환의 첫 승인 치료제가 나올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로슈는 FDA가 ‘엔스프링(성분명 사트랄리주맙)’의 MOGAD 적응증 확대 신청을 접수하고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FDA는 내년 1월 10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재발성 시신경염 환자의 MRI. 왼쪽 시신경과 주변 조직에서 염증을 시사하는 병변이 보인다. MOG항체 연관질환(MOGAD)은 시신경염을 일으켜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와 눈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사진=메이요클리닉

면역계가 시신경·척수 공격⋯재발하면 장애 남을 수도

MOGAD는 면역계가 신경을 보호하는 수초와 관련된 MOG 단백질을 잘못 공격해 생기는 중추신경계 자가면역질환이다.

시신경이 공격받으면 갑자기 시력이 떨어지거나 눈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척수나 뇌까지 침범하면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감각 이상이나 보행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한 번 앓고 끝나는 환자도 있지만 일부는 증상이 되풀이된다. 발작이 반복될수록 시력이나 신경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장애가 남을 수 있다.

급성기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혈장교환, 정맥주사용 면역글로불린(IVIG) 등을 쓴다.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 여러 면역치료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MOGAD 치료 목적으로 FDA 승인을 받은 약은 아직 없다.

132명 3상⋯48주 무재발 87% 대 67%

이번 심사의 근거는 재발성 MOGAD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 ‘METEOROID’다. 최근 12개월 동안 한 번 이상 재발했거나, 최근 24개월 동안 첫 발병을 포함해 두 차례 이상 발작을 겪은 12세 이상 환자 132명이 참여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하버드의대 마이클 레비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12세 이상 환자 132명을 엔스프링군 68명, 위약군 64명으로 나눠 비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6월 국제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공개됐다.

로슈가 공개한 METEOROID 3상 임상시험의 재발곡선. MOGAD 환자 132명을 대상으로 엔스프링(사트랄리주맙)과 위약을 비교한 결과, 치료 48주째 재발 없이 지낸 환자는 엔스프링군 87.3%, 위약군 66.5%였다. 로슈 자료를 바탕으로 AI 생성.

엔스프링군의 재발 위험은 위약군보다 68% 낮았다. 48주까지 증상이 다시 나타나지 않은 환자는 엔스프링군 87.3%, 위약군 66.5%를 기록했다.

연간 재발률은 엔스프링군에서 66.3% 낮았고, MRI로 확인한 활성 병변 발생률도 78.5% 낮았다. 증상이 다시 나타났을 때 스테로이드나 혈장교환, IVIG 같은 구제치료가 필요했던 비율 역시 72.5% 낮았다.

부작용과 감염 발생률은 두 군에서 비슷했다. 중대한 부작용은 많지 않았고, 연구진은 약과 직접 관련된 것으로 보지 않았다.

이미 다른 희귀 신경질환에 쓰는 약⋯이번엔 MOGAD 도전

엔스프링은 이미 다른 희귀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쓰이고 있는 약이다. 일본 주가이제약이 개발한 항체치료제로,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인터루킨-6(IL-6) 수용체를 차단해 염증 신호 전달을 막는다. 주가이제약은 로슈그룹 계열사다.

FDA는 2020년 엔스프링을 특정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NMOSD) 치료제로 승인했다. MOGAD도 시력 저하나 신경 증상을 일으킬 수 있지만, NMOSD나 다발성경화증과는 다른 질환이다.

이번에는 이미 사용 중인 약의 치료 범위를 MOGAD까지 넓히려는 것이다. FDA가 내년 1월 승인하면 엔스프링은 이 질환의 재발을 막기 위해 허가된 첫 질병조절치료제가 된다.

다만 이번 3상이 확인한 재발 억제 효과는 48주까지다. 더 오래 치료해도 효과가 유지되는지, 드문 부작용은 없는지는 앞으로 더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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