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2일 (토)

“50세 넘고 잠 잘자면 100세 시대에 유리”… 더 오래 돈 번다고?

핀란드 7만 6000여 명 자료 분석...심한 수면장애·하루 9시간 이상 수면, 근로 기대기간 단축과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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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이후 잠들거나 수면을 유지하는 데 심한 어려움을 겪거나 하루 9시간 이상 자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향후 근로 기간이 짧은 경향을 보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년 이후 잠을 얼마나 오래, 얼마나 편안하게 자느냐가 앞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잠들거나 수면을 유지하는 데 심한 어려움을 겪거나 하루 9시간 이상 자는 50세 이상 성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향후 근로 기간이 짧은 경향을 보였다.

핀란드 투르쿠대와 핀란드 보건복지연구소(THL), 핀란드 산업보건연구소(FIOH), 헬싱키대, 스웨덴 스톡홀름대,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등이 중년 이후의 수면 습관과 근로 기대기간의 관계를 조사했다. 근로 기대기간은 특정 연령 시점에서 앞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기간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50세부터 68세까지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노동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지를 수면 상태에 따라 비교했다. 그동안 질병이나 장애, 조기 은퇴 등 노동시장을 떠나는 요인을 살펴본 연구는 많았지만, 수면의 양과 질이 근로 기간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살펴본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연구진은 핀란드에서 진행된 두 대규모 관찰연구 자료를 활용했다. 첫째는 2000~2016년 핀란드 공공부문 근로자 7만 339명을 대상으로 한 핀란드 공공부문 연구(Finnish Public Sector Study, FPS)로, 참가자의 약 80%가 여성이다. 둘째는 1998~2013년 핀란드 근로연령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건강 및 사회적 지원 연구(Health and Social Support Study, HeSSup)로, 6071명의 자료가 포함됐으며 여성 비율은 54%였다.

연구진은 참가자가 50세가 된 뒤 처음 작성한 설문을 토대로 평소 수면시간을 7시간 미만 △7~8.5시간 △9시간 이상으로 구분했다. 또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경우, 너무 일찍 잠에서 깨는 경우, 자고 나서도 개운하지 않은 경우 등 수면 문제도 조사했다. 수면 문제는 발생 빈도에 따라 △거의 없거나 주 1일 이하 △주 2~4일 △주 5~6일에서 거의 매일 나타나는 경우로 나눴다. 이후 핀란드 연금센터의 소득·연금 관련 등록자료를 연계해 실제 노동시장 참여 여부를 파악했다.

잠 자주 설치면 일하는 기간도 짧아지는 경향 확인

분석 결과, 50세 기준 근로 기대기간은 수면 문제가 없는 사람이 평균 13년 5개월로 가장 길었다. 중등도의 수면 문제를 겪는 사람은 약 13년, 심한 수면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약 12년 10개월이었다. 수면 문제가 없는 사람과 비교하면 근로 기대기간이 각각 약 5개월과 8개월 짧은 셈이다. 이러한 경향은 성별이나 직업 유형에 관계없이 관찰됐다.

직업과 성별, 수면 상태를 함께 살펴보면 격차는 더욱 뚜렷했다. 수면 문제가 없는 전문직 여성의 근로 기대기간은 50세 기준 약 14년으로 가장 길었고, 심한 수면 문제를 겪는 단순·일상 업무 종사 남성은 약 12년 6개월로 가장 짧았다.

수면시간도 근로 기대기간과 관련이 있었다. FPS 참가자 가운데 하루 7시간 미만 자는 사람과 7~8.5시간 자는 사람의 근로 기대기간은 모두 13년 2개월이었다. 반면 하루 9시간 이상 자는 사람은 약 12년 5개월로, 앞선 두 경우보다 약 9개월 짧았다.

HeSSup에서는 장시간 수면에 따른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 하루 9시간 이상 자는 사람의 근로 기대기간은 7~8.5시간 수면군보다 30개월 이상 짧았다. 반면 두 연구 모두에서 7시간 미만 수면과 7~8.5시간 수면 사이에는 근로 기대기간에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라서도 차이 보여

수면과 근로 기대기간의 관계는 직업이나 교육 수준 등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전문직이거나 교육 수준이 높으면서 수면 문제가 없거나 수면시간이 짧거나 중간 범위인 상대적으로 유리한 집단과, 단순·일상 업무에 종사하거나 교육 수준이 낮으면서 심한 수면 문제 또는 장시간 수면을 보인 집단 사이에는 근로 기대기간에 상당한 격차가 나타났다. 그 차이는 FPS에서 약 1년 5개월, HeSSup에서는 약 5년에 달했다.

특히 하루 9시간 이상 수면을 하는 남성 가운데 FPS에서는 단순·일상 업무 종사자, HeSSup에서는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의 근로 기대기간이 약 6년 5개월로 가장 짧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중·고령 근로자의 노동시장 참여를 늘리는 과정에서 수면 건강과 사회경제적 여건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근로자의 수면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장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산업보건 서비스를 통한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나 수면 교육 및 건강증진 프로그램 등을 제시했다.

관찰연구, 인과관계 증명은 아냐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수면 상태와 근로 기간 사이의 연관성은 확인할 수 있지만 원인과 결과를 입증할 수는 없다.

특히 하루 9시간 이상 자는 것 자체가 근로 기간 단축의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이 더 오래 자거나 일을 일찍 그만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 역시 신체·정신건강 상태와 기저질환, 건강에 해로운 생활습관, 교대근무를 비롯한 근무환경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요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을 연구의 한계로 꼽았다.

연구진은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늘리려면 권장되는 수준의 수면 시간과 좋은 수면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사회경제적 위치가 낮은 중년층의 수면 문제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직업 및 환경 의학(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에 ‘Sleep disturbances and sleep duration as predictors of working life expectancy among adults aged 50 years and older in Finland’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하루 9시간 이상 자면 일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다는 뜻인가요?
A. 아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하루 9시간 이상 자는 사람의 근로 기대기간이 7~8.5시간 자는 사람보다 짧은 경향이 나타났지만, 장시간 수면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건강 상태나 기저질환 등 다른 요인이 장시간 수면과 노동시장 이탈에 함께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Q2. 7시간 미만으로 자는 사람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요?
A. 그렇지 않다. 연구에서는 7시간 미만 수면군과 7~8.5시간 수면군의 근로 기대기간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짧은 수면이 근로 기간을 늘리거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Q3. ‘근로 기대기간’이란 무엇인가요?
A. 특정 연령의 사람이 앞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기간을 말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50세부터 68세까지의 근로 기대기간을 분석해 수면장애와 수면시간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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