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 한창 맛이 좋은 쌈 채소가 호박잎이다. 넓고 까슬까슬한 호박잎을 김이 오르는 찜기에 넣어 부드럽게 익히면 쌈 채소가 된다. 지금은 일부러 찾아야 맛볼 수 있지만, 여름이면 으레 밥상에 오르던 채소였다. 집 근처 텃밭이나 담장을 타고 뻗은 호박 넝쿨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호박잎 한 장에 보리밥이나 잡곡밥을 얹고 된장을 조금 올리면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밥 한 그릇을 금세 비웠다. 제철이 가기 전, 소박한 여름 별미인 호박잎으로 한 끼를 차려보면 어떨까. 호박잎의 영양 성분과 다이어트 쌈으로 먹는 법을 알아본다.
여름 밥상 단골 ‘호박잎쌈’…연하고 어린 잎 골라야
호박잎은 대체로 6~8월이 제철로, 이 시기에 돋아난 어린잎은 비교적 부드러워 쌈이나 국으로 활용하기 좋다. 쌈으로 먹을 때는 호박 덩굴에 달린 잎 가운데 크기가 적당하고, 줄기가 연한 것을 고른다. 너무 크고 억센 잎은 조직이 질겨서 쪄도 식감이 거칠 수 있다.
호박잎은 상추나 깻잎처럼 생으로 먹지 않는다. 잎과 줄기 표면에 잔털이 촘촘하게 나 있어 그대로 먹으면 입안이 까슬까슬하고 조직도 질겨 먹기 불편하다. 줄기 끝을 살짝 꺾어 잎 쪽으로 당기면 겉을 감싼 질긴 섬유가 벗겨진다. 이를 몇 차례 반복한 뒤 깨끗이 씻어 찌면 잎이 부드러워지고 은은한 단맛도 살아난다.
호박잎은 넓고 큰 편이지만 익히면 숨이 금세 죽는다. 손질한 호박잎을 김이 충분히 오른 찜기에 넣고 중불에서 5분 안팎으로 찌면 된다. 잎의 크기와 두께, 한꺼번에 넣는 양에 따라 익는 시간이 달라질 수 있어 찌면서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다.
찜기 뚜껑을 열었을 때 짙은 초록색으로 변하고 꽤 부드러워졌다면 먹기 알맞다. 너무 오래 찌면 잎이 물러 서로 달라붙고 삶은 채소 특유의 냄새가 강해질 수 있다. 다 찐 뒤에는 찜기에서 꺼내 한 김 식혀야 남은 열에 계속 익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베타카로틴·비타민C 풍부…증기로 짧게 쪄야
호박잎은 녹색이 짙은 잎채소답게 베타카로틴을 함유하고 있다. 베타카로틴은 몸속에서 필요한 만큼 비타민A로 전환된다. 비타민A는 어두운 곳에서 눈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피부와 코·입 등 점막 유지에도 필요하다.
항산화 영양소인 비타민C도 들어 있다. 비타민C는 유해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고 결합조직을 형성·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다. 다만 물에 오래 넣어 삶으면 수용성인 비타민C 일부가 조리수로 빠져나갈 수 있다. 물에 푹 삶기보다 증기로 짧게 찌는 조리법이 어울리는 이유다.
베타카로틴은 지방에 녹는 지용성 성분이다. 호박잎쌈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소량 넣은 양념장을 곁들이면 흡수에 도움이 된다. 강된장에 참기름을 몇 방울 넣거나 견과류를 조금 다져 넣으면 된다.

식이섬유로 포만감 채워…장 건강·체중 관리에 도움
호박잎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에서 수분을 머금어 변이 지나치게 단단해지는 것을 막고, 장의 움직임을 도와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한다. 또 포만감 유지에도 도움이 돼 식사량을 조절해야 하는 다이어트 식단에 활용하기 좋다.
호박잎을 한 장씩 펼쳐 쌈을 싸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식사 속도도 느려진다. 여러 장 쌈을 싸 먹으면 밥 위주로 먹을 때보다 채소 섭취량도 늘어난다. 이렇게 호박잎쌈을 잘 활용하면 평소보다 밥을 덜 먹어도 속이 든든하고 식사 만족감도 높일 수 있다.
강된장 듬뿍 넣으면 나트륨 증가…밥은 적게, 두부구이 곁들이기
호박잎쌈은 밥과 강된장을 넣어 먹는 경우가 많다. 구수한 된장은 호박잎의 달큼한 맛을 살려주지만, 많이 넣으면 나트륨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다. 된장에 애호박과 양파, 버섯, 두부 등을 넉넉히 넣어 끓이면 적게 넣어도 풍미가 있고 씹는 맛도 살아나는 쌈장이 된다.
체중이나 혈당을 관리한다면 호박잎 한 장에 밥을 조금씩 넣고, 강된장도 얇게 올리는 것이 좋다. 다만 호박쌈만으로는 한 끼에 필요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다. 밥과 된장만 싸 먹기보다 두부구이나 달걀, 생선, 살코기 등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