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 식은 음식에도 직원을 부르는 사람이 있고, 주문이 잘못 나와도 그냥 먹는 사람이 있다. 식당에서 누가 불만을 말하고 누가 넘어갈까. 흔히 중년 여성이 더 많이 불평할 것이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불만 제기와 관련이 있는 것은 나이나 성별보다 고객의 성격과 식사 상황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에식스대 엣지 호텔 스쿨의 에이드리언 마틴 박사가 이끈 연구진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식당 100곳에서 약 1000건의 식사를 추적 조사했다.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불만을 제기하는지, 식당은 발생한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분석한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호스피탈리티 경영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Hospitality Management)》에 발표됐다.
분석 결과, 불만 제기에는 나이와 성별, 소득에 따른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남성이 여성보다, 나이 든 고객이 젊은 고객보다 불만을 더 많이 제기한다는 근거는 없었다.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사이에서도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자기주장이 강한 중산층 중년 여성을 뜻하는 ‘캐런(Karens)’이라는 고정관념을 뒷받침하지 않는 결과다. ‘캐런’은 과도한 요구를 하거나 특권의식을 드러내는 사람을 비꼬는 표현으로, 우리나라 진상손님에 가깝다.
불만 제기와 관련이 있는 요인은 식사의 목적과 방문 전 문제 발생 여부, 고객의 성격이었다. 생일이나 기념일처럼 특별한 날을 위한 식사에서는 고객이 불만을 말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런 날에는 기대 수준이 높아 서비스 문제를 쉽게 넘기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예약 오류처럼 식당을 방문하기 전부터 문제가 생겼을 때도 불만 제기 가능성이 높았다.
성격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부당한 일에 맞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거나, 자신이 특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여기거나, 자기주장이 강한 고객일수록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았다. 반대로 공감 능력이 높은 고객은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가장 낮았다.
직원이 고객을 처음 맞이하는 방식도 관련이 있었다. 도착했을 때 따뜻하게 환영받고 존중받는다고 느낀 고객은 이후 문제를 알아차리거나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낮았다. 인사를 건네고 자리로 안내하는 초기 응대가 고객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정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식당이 저지른 실수 중 40%는 고객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넘어갔다. 45%는 고객이 불만을 말한 뒤 현장 직원이 그 자리에서 원만하게 해결했다. 나머지는 관리자에게 넘어가거나 정식 불만 접수로 이어졌다.
마틴 박사는 “화를 내는 고객은 다양하며, 소셜미디어가 퍼뜨리는 고정관념을 뒷받침할 근거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공감하는 태도가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며 “현장 직원이 문제를 해결할 자신감과 지식을 갖추면 고객을 빠르게 안심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