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옷차림이 얇아지면서 배만 볼록 나온 ‘올챙이배’가 유독 신경 쓰인다. 굳은 결심으로 밥을 줄이고 운동도 하는데 배가 좀처럼 들어가지 않는다면, 의외로 밥을 너무 적게 먹은 탓일 수 있다. 밥을 덜 먹은 만큼 허기가 빨리 찾아와 무의식적으로 반찬이나 간식을 더 먹는 것은 아닐까. 결국 다른 음식으로 섭취량이 늘면 밥을 줄인 효과가 사라진다.
특히 근육량이 줄고 복부지방이 늘기 쉬운 중년에는 무작정 밥의 양만 줄여서는 안 된다. 밥을 덜 먹은 만큼 포만감이 오래가는 식품으로 채우고, 부족한 영양소를 보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때 활용하기 좋은 식품이 렌틸콩(렌즈콩)이다. 다이어트 식단에 렌틸콩을 활용하는 법을 알아본다.
단백질·식이섬유 한꺼번에…허기 줄이고 식후 혈당 관리도
갈색과 초록색, 붉은색 등 종류가 다양한 렌틸콩은 납작하고 볼록한 모양이 렌즈와 닮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 가장 큰 장점은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함께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은 렌틸콩 100g당 단백질 9g과 식이섬유 8g가량 들어 있다. 흰쌀밥은 부드럽고 소화가 빨라 먹는 양을 줄이면 포만감이 빨리 사라질 수 있는데, 렌틸콩을 밥에 섞으면 이런 점이 보완된다.
렌틸콩의 식이섬유와 저항성 전분은 탄수화물의 소화‧흡수 속도를 늦추고 혈당 반응을 완만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식후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내리는 것이 줄면 허기가 빨리 찾아오거나 간식을 찾는 상황을 관리하는 데도 유리하다.
실제로 캐나다 궬프대 디타 모라벡 연구팀은 성인을 대상으로 쌀이나 감자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절반을 삶은 렌틸콩으로 대체했을 때 식후 혈당 반응을 비교했다. 그 결과 쌀만 먹었을 때보다 쌀 일부를 렌틸콩으로 바꾼 식사의 식후 혈당 반응이 최대 20% 낮게 나타났다. 감자의 일부를 렌틸콩으로 바꿨을 때는 최대 35% 낮았다.
렌틸콩밥을 지을 때 갈색이나 초록색처럼 껍질이 붙은 렌틸콩을 사용하면 식감이 무너지지 않는다. 렌틸콩은 따로 오래 불릴 필요 없이 깨끗이 씻어 쌀과 함께 밥을 지어도 잘 익는 편이다. 쌀과 렌틸콩을 4대 1 비율로 섞어 시작하고 기호에 따라 양을 조절하면 된다.

붉은색 렌틸콩, 미트소스에 넣으면 ‘다이어트 치트키’
렌틸콩을 한 번 사놓고 잘 먹지 않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종류별 식감의 차이를 모르기 때문이다. 렌틸콩은 색과 가공 상태에 따라 익는 시간과 조리 후 모양이 유지되는 정도가 달라 요리 목적에 맞춰 활용해야 한다.
붉은색이나 노란색 렌틸콩은 껍질을 벗기고 쪼갠 형태가 많아 대개 10분 안팎이면 익는다. 알갱이가 쉽게 풀어지기 때문에 샐러드에 넣으면 뭉개질 수 있어 양파, 토마토와 함께 끓여 수프를 만들면 좋다. 카레, 죽, 소스처럼 걸쭉한 요리에도 잘 어울리고, 익힌 렌틸콩을 으깨 채소 스틱에 곁들이는 딥 형태로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렌틸콩은 고기와 생크림의 지방·열량을 줄이고, 감자나 밀가루 등 탄수화물 재료를 대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삶아 으깨면 밀가루나 생크림을 많이 넣지 않아도 농도를 낼 수 있어 다이어트 요리에 활용도가 높다.
이런 점에서 ‘미트소스’를 만들 때 유용하다. 삶은 렌틸콩을 다진 고기와 섞고, 양파·버섯을 함께 넣으면 고기양을 줄이면서도 걸쭉하고 든든한 소스를 만들 수 있다. 해외에서도 채식 볼로레제나 렌틸 라구처럼 고기 대신 렌틸콩을 활용한 소스가 널리 쓰인다. 이 소스를 파스타뿐 아니라 구운 가지, 두부, 통밀빵 위에 얹어 먹어도 맛이 좋다.

종류 잘못 고르면 식감↓…초록색‧갈색‧검은색은 샐러드‧부리토볼
갈색·초록색·검은색 렌틸콩은 주로 껍질이 붙은 통렌틸콩 형태라 익힌 뒤에도 알갱이 형태가 비교적 잘 유지된다. 이 가운데 갈색 렌틸콩은 가장 무난하게 활용할 수 있는 종류다. 적당히 익히면 알갱이가 어느 정도 남지만 오래 끓이면 부드럽게 풀어져 잡곡밥, 볶음밥, 수프, 고기 요리 등에 두루 사용할 수 있다.
초록색 렌틸콩은 갈색보다 단단하고 형태가 잘 유지돼 샐러드처럼 알갱이가 살아 있어야 하는 요리에 잘 어울린다. 검은색 렌틸콩은 ‘벨루가 렌틸콩’이라고도 부른다. 익힌 모습이 작고 윤기 나는 캐비아와 닮아 붙은 이름이다. 껍질이 단단하고 색과 모양이 선명해 샐러드나 부리토볼, 생선·닭고기에 곁들이는 사이드 메뉴로 활용하기 좋다.
갈색·초록색·검은색 통렌틸콩은 크기와 품종에 따라 15~30분 정도 조리해야 한다. 샐러드용이나 부리토볼에 사용할 때는 너무 부드럽게 익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15분 정도 삶은 뒤부터 한두 알을 먹어보고 알갱이 속이 적당히 익었을 때 불을 끈다. 이때 겉의 단단함이 비교적 남아 있어야 한다. 곧바로 체에 밭쳐 물기를 빼면 잔열로 퍼지는 것도 줄일 수 있다.
샐러드를 만들 때는 오이·파프리카·토마토처럼 씹는 맛이 있는 채소에 익힌 렌틸콩 반 컵 안팎을 곁들이면 된다. 드레싱은 올리브유와 레몬즙·식초를 가볍게 섞어 사용하면 렌틸콩의 담백한 맛과 잘 어우러진다.
부리토볼은 토르티야(또띠야)로 감싸는 대신 밥·콩·고기·채소를 그릇에 담아 먹는 메뉴다. 밥의 양을 줄인 뒤 삶은 렌틸콩을 넣고 닭가슴살이나 달걀, 양상추·토마토·양파를 함께 담으면 된다. 사워크림이나 치즈보다 플레인 요거트, 살사소스를 곁들이면 열량도 줄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