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론 사소해 보이는 일상 속 반복이 버거운 삶을 이어가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매일 같은 시간 일어나고, 제때 식사를 하고, 직장에 나가 일을 하거나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하고, 취침 시간이 되면 잠을 자는 루틴은 언뜻 평범해 보일 수 있어도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엄청난 힘이 되어주곤 한다.
규칙적인 일과를 유지하는 노년층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신체 통증과 우울 증상을 적게 보고했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행동의학저널(Journal of Behavioral Medicine)》에 실렸다. 일상적인 습관은 특히 불면증을 겪는 노년층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주리대와 워싱턴주립대, 피츠버그대 등 공동 연구팀은 생활 리듬의 규칙성과 불면 여부가 노년층의 통증·체질량지수·우울 증상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 보기 위해 평균 연령 68.3세 노년층 6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 67명 가운데 37명은 불면증을 진단받은 환자였다.
연구 결과, 불면증을 겪는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의 신체적 통증과 우울 증상을 보였다. 또 수면의 질과 관계 없이 규칙적인 일과를 실천하는 참가자들은 더 낮은 수준의 신체적 통증과 우울 증상을 보고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규칙적인 생활은 몸속 생체시계가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도록 도우며, 이는 건강을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칙적인 기상·취침, 제때 챙겨 먹는 식사, 매일 정해진 시간에 운동이나 공부를 하는 습관 등의 일상 루틴은 실제로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주기 리듬은 말하자면 ‘몸속 생체 시계’와 비슷하다. 하루 24시간을 기준으로 우리 신체의 기상과 수면 시간, 호르몬과 체온 조절 타이밍 등을 조절하는 리듬이다. 예를 들어, 밤이 되면 졸음이 밀려오고 아침이 되면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는 것은 일주기 리듬이 어두워진 환경을 감지해 수면을 돕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늘리고, 아침 햇빛을 받으면 반대로 몸을 깨우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이처럼 체온, 혈압, 호르몬 분비, 식욕, 집중력까지도 하루의 일정한 리듬에 맞춰 변화한다.
이 리듬이 깨지면 불면증이나 피로감, 집중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우울감이나 대사 질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보통 밤샘 근무나 잦은 시차 이동, 불규칙한 취침 시간처럼 생활 패턴이 계속 바뀌면 일주기 리듬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건강에도 적신호를 보낼 수 있다.
연구진은 “일상적인 스케줄에 작은 변화만 생겨도 신체의 생체 시계가 흐트러질 수 있다”며 “일관된 일과를 유지하는 것은 이 같은 변화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