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1일 (화)

술 안 마시는데 지방간?… ‘우울 증상’ 심한 젊은 여성 더 위험

강북삼성병원 17만981명 추적…45세 미만 여성서 발생 위험 20% 높아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우울증이 심할수록 대사이상 지방간 위험이 높다. 특히 젊은 여성에게서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방간은 한국인들의 고질병으로 자리 잡았다.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지나치게 많이 쌓인 상태다. 일반적으로 간 전체 무게의 5% 이상이 지방이면 지방간으로 본다. 최근 한국 성인의 약 30~40%는 지방간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흔히 지방간은 술을 많이 마시면 생기는 병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술을 마시지 않거나 음주량이 많지 않아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대부분 비만이나 당뇨 등의 영향으로 생기는데, 이런 종류의 지방간을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이라고 한다.

이 병을 방치하면 만성 간 질환이나 간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혈관질환의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우울 증상’이 심해질수록 MASLD의 발병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한 사람, 간 건강 확인해야

강북삼성병원 연구팀은 2011년 3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강북삼성병원 서울·수원 종합건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1회 이상 추적검사를 받은 성인 17만981명의 우울 증상과 지방간 발병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들을 평균 5.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남녀 모두 우울 증상이 심해질수록 지방간 발병 위험이 커졌다. 특히 여성에서 증가세가 뚜렷했다.

연구팀은 설문조사(우울 증상 선별검사) 점수로 분석 대상자를 나눴다. 8점 미만은 정상군, 8~15점은 경도 우울 증상군, 16점 이상은 우울 증상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조사 결과 경증 우울증 그룹에 속한 남성은 정상 그룹에 비해 지방간 발병 위험이 3%, 우울증 그룹은 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증가 폭이 더 컸다. 경증 우울증 그룹은 5%, 우울증 그룹은 18% 높게 나타났다.

위험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난 참가자는 45세 미만 여성들이었다. 이들 중 우울증 그룹에 속한 참가자들은 지방간 발병 위험이 무려 20% 높았다.

우울증, 호르몬 체계·면역 시스템 교란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의 몸 상태가 실제로 변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은수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단순히 정신적 고통에 그치지 않는다. 환자의 호르몬 분비 체계와 면역 시스템을 교란해 신체 건강 전반을 위협하는 질병”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는 일명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 분비가 둔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로토닌은 감정과 수면, 식욕을 조절하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이다. 이것이 부족해지면 불안과 불면증 등이 나타난다.

반대로 우울증 환자의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은 만성적으로 과다 분비되는 경향이 있다.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해 코르티솔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면 면역력이 떨어지게 된다.

손원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기존에는 여성호르몬이 떨어지는 폐경 이후 여성을 위주로 지방간 위험을 경고해왔다. 그러나 폐경 전 젊은 여성이라도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 대사 건강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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