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4일 (화)

“엄마, 나는 안 보여?”… 휴대폰만 보는 부모, 자녀는 불안에 떤다

부모가 스마트폰에 몰두할수록 자녀의 불안정 애착 위험 커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 양상이 자녀의 애착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 양상이 자녀의 애착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기기에 몰두해 자신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느끼는 청소년일수록 불안정한 애착 유형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미국 '뉴포트 헬스케어 연구혁신센터'의 돈 그랜트 박사는 지난 10년간 청소년 상담 과정에서 부모가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행동 때문에 상처받았다고 호소하는 사례를 반복적으로 접했으며, 가족 상담에서도 유사한 이야기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은 이제 일상 전반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양육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기존 연구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부모의 관심을 두고 스마트폰과 경쟁하고 있다고 느낀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경험이 청소년의 애착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자 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불안정 애착, 정신건강과 대인관계에도 영향

애착은 특정 대상과 맺는 정서적 유대 관계를 의미한다. 특히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형성되는 애착은 정서 발달과 대인관계 형성의 토대가 된다.

안정 애착을 형성한 사람은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불안정 애착은 크게 불안형과 회피형으로 나뉘는데 불안형은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확인과 관심을 요구하는 특성을 보이며, 회피형은 상처받을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친밀한 관계 자체를 피하려는 경향을 나타낸다.

이러한 불안정 애착은 우울과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와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랜트 박사는 “애착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할 수 있다”며 “어린 시절 안정적인 애착이 형성됐더라도 청소년기에 불안정 애착으로 바뀔 수 있다. 이는 어떤 부모도 원치 않을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600명 조사…“부모가 휴대폰에 빠져 있다” 느낄수록 불안정 애착 높아

연구진은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이 자녀와의 관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하기 위해 ‘기기 애착 방해 척도(Device Attachment Interference Scale, DAIS)’를 개발했다. 이 척도는 부모의 기기 사용으로 인해 자녀가 얼마만큼 정서적 거리감과 관심 부족을 느끼는지 평가하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미국 전역의 12~17세 청소년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DAIS 점수와 애착 유형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부모가 스마트폰 때문에 자신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인식한 청소년일수록 불안정 애착과 회피형 애착 수준이 모두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에게서 일관되게 확인됐다. 연구진은 “부모의 기기 사용으로 인해 청소년이 느끼는 관심의 부족과 정서적 거리감이 불안정한 애착 형성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이 직접적으로 불안정 애착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원래 불안정 애착 성향을 가진 청소년이 부모의 행동을 더 부정적으로 해석해 자신에게 무관심하다고 느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스마트폰이 일상에 깊숙이 자리잡은 만큼, 부모가 자녀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청소년의 정서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랜트 박사는 “아이가 관심을 요청할 때마다 부모가 모든 일을 멈추고 즉각 반응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어떤 방식으로든 인정하고 반응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 부모에게 던지는 질문

연구진은 특히 현재 부모 세대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이번 연구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성장한 첫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꼽히는 만큼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할 가능성이 높고, 그 영향이 자녀와의 관계에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스마트폰 사용 자체보다도 부모가 자녀와 함께 있는 순간 얼마나 정서적으로 연결돼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아이들이 기억하는 것은 부모가 손에 들고 있던 기기가 아니라, 자신을 바라봐 준 눈빛과 반응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 결과는 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즈 인 사이콜로지(Frontiers in Psychology)》에 ‘"Mommy, Do You Love Your Phone More Than Me?": Parental Device Use and the Adolescent-Caregiver Attachment Bond’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5명 중 1명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이번 연구는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된 한국 사회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발표한 ‘2025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가운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23%로 집계됐다. 이용자 5명 중 1명 이상이 스마트폰 사용 조절에 어려움을 겪거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위험이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특히 청소년은 스마트폰 과의존 취약 계층으로 꼽힌다. 같은 조사에서 청소년의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43%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그동안의 관련 논의는 주로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부모의 기기 사용 역시 자녀의 정서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핵심 결과는 무엇인가요?
부모가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자녀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청소년이 느낄수록 불안형·회피형 애착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Q2. 불안정 애착은 왜 문제가 되나요?
불안정 애착은 불안, 우울 등 정신건강 문제와 대인관계 어려움, 낮은 삶의 만족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Q3. 부모는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말아야 하나요?
연구진은 부모가 스마트폰 사용을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자녀가 관심과 반응을 요청할 때 이를 무시하지 말고 적절히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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