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을 위한 식단 지침(DGA, 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은 1980년부터 5년마다 발행되어 현재까지 10개의 지침이 나왔다. 미국 농무부와 보건복지부에서 공동 발표하는 이 지침은 건강을 증진하고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과 같은 만성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식단을 조언한다.
이 지침은 연방 정부 자금으로 지원되는 식품 프로그램의 결정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방향을 제시한다. 매일 3천만 명의 어린이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전국 학교 급식 프로그램, 8백만 명의 수혜자를 둔 영유아와 아동을 위한 특별 영양 프로그램, 하루 90만 끼 이상의 식사를 제공하는 노인 영양 프로그램, 정부 조직에 소속된 공무원과 국방부에 소속된 모든 군인이나 보훈병원의 식사 내용을 결정한다. 그 외에도 지방 정부, 학교, 기업, 식품 산업 등에 널리 사용되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1].
지금까지 이들 지침이 일관되게 권장한 사항은 육류, 우유, 계란을 포함한 동물성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과일, 채소, 곡물을 포함한 식물성 식품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2026년 1월) "진짜 음식을 먹자(Eat real food)"라는 슬로건과 함께 발표된 새 지침(2025~2030년)에는 초가공식품, 정제 탄수화물, 첨가당을 줄이고 'Whole food(자연식, 가공을 최소화한 식품)'를 권장하는 긍정적 변화도 있지만, 몇 가지 심각한 오류가 있다 [2].

단백질 섭취 부추기는 식품산업 의도는?
첫 번째 오류는 매 끼니 동물성 단백질(고기, 생선, 우유, 계란) 섭취를 장려하고 단백질 섭취를 식사의 최우선 순위로 삼은 것이다. 특히 하루 단백질 섭취 권장량을 1.2~1.6g/kg으로 증가시켰는데, 이는 기존 권장량인 0.8g/kg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양이다.
우리는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세상에 살고 있나? 절대 아니다. 서구식 식단(Western diet) 위주의 서양인들은 1일 평균 단백질 섭취량이 1.3~1.4g/kg으로 이미 기존 권장량의 170%를 섭취하고 있다 [3].
한국인도 마찬가지다.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1일 평균 단백질 섭취량이 남성 1.17g/kg, 여성 1.05g/kg으로 권장량 대비 남성은 146%, 여성은 131%를 섭취하고 있다 [4].
즉, 대부분의 현대인은 이미 권장량 이상의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단백질 식품을 추가로 먹으면 단백질 "과잉 섭취"가 되어 당뇨병 증가, 신장 기능 저하, 골다공증 야기, 심혈관 질환 증가 등의 부작용을 불러온다 [5].
지침에는 동물성 및 식물성 단백질을 포함한 "다양한 단백질 식품 섭취”를 권장하지만, 어떤 식품을 더 자주 섭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 단백질 공급원을 구분하지 않고 전체 단백질 섭취량을 크게 늘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지침에는 장(腸) 건강을 강조하면서도 많은 단백질 섭취를 강조하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다. 왜냐하면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소장에서 다 소화되지 못하고 대장으로 넘어간다. 대장으로 넘어간 단백질은 유해균에 의해 분해(부패)되면서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 독성 물질을 생성하고 장 점막에 염증을 일으킨다. 만성화되면 염증성 장 질환이나 대장암을 유발한다 [6, 7]. 따라서 '단백질‘ 과잉 섭취는 장 건강에 매우 해롭다.
현대인에 진짜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사실,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건 단백질이 아니라 식이섬유다. 2021년 미국인 조사에 의하면 식이섬유 1일 권장량(남자 38g, 여자 25g)을 채우는 사람은 불과 7%였고 나머지 93%는 권장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8].
한국인은 김치를 밑반찬으로 먹기에 미국인보다는 식이섬유 섭취량이 많다. 하지만 2024년 보고에 의하면 성인 약 57%는 1일 권장량(남자 25g, 여자 20g)을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19~64세 남성의 경우 약 70%가 권장량 미달이었다 [9].
실제로 부족한 건 식이섬유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백질 타령인 것은 심각한 모순이다. 왜 이럴까? 여기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단백질 산업은 각종 식품업계 및 제약업계 입장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역할을 하는 매우 거대한 비즈니스라 엄청난 '마케팅'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단백질 섭취량은 이미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마케팅에 가스라이팅된 사람들은 여전히 질문한다. "단백질을 어디에서 얻을 수 있나요?", "단백질을 좀 더 먹어야 하는데…".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실제로 부족한 것은 식이섬유인데….
건강을 위한다면 이젠 단백질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식이섬유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 지금은 영양 과잉 시대, 부족한 영양소는 단백질이 아니라 식이섬유다.
송무호 의학박사, 정형외과·생활습관의학 전문의

참고문헌
1.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Dietary_Guidelines_for_Americans
2. DGA https://cdn.realfood.gov/DGA.pdf
3. F Mariotti, CD Gardner. Dietary protein and amino acids in vegetarian diets—a review. Nutrients 2019;11(11):2661.
4. KW Kim, HA Park, YG Cho, AR Bong. Protein intake by Korean adults through meals. Korean Journal of Health Promotion 2021;21(2):63-72.
5.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It/article/all/20260121/133199431/2
6. F Omer, X Song, E Qiao, et al. High-Protein Diets: Characteristics of Bacterial Fermentation and Its Consequences on Intestinal Health. Fermentation 2025; 11(12):678.
7. A González, A Fullaondo, I Odriozola, A Odriozola. Microbiota and other detrimental metabolites in colorectal cancer. Advances in Genetics 2024;112:309-365.
8. American society for Nutrition https://nutrition.org/most-americans-are-not-getting-enough-fiber-in-our-diets/
9. S Shin. Association Between Dietary Fiber Intake and Low Muscle Strength Among Korean Adults. Clin Nutr Res 2024;13(1):33-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