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가 점점 불러오고 더부룩해져 병원을 찾은 55세 남성의 방광에서 무려 10L가 넘는 소변이 차있었던 사례가 공개됐다.
영국 브룸필드병원 비뇨의학과 의료진이 보고한 사례에 따르면, 남성은 오랫동안 소변 줄기가 약했다. 최근 1년 동안에는 소변 보는 빈도가 늘었지만, 소변을 본 뒤에도 조금씩 새는 증상이 심했다.
다만 갑자기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 증상이나 혈뇨가 생긴 적은 없었다. 복통도 없었다. 병원을 찾은 이유는 배가 서서히 불러오고 더부룩해져서였다.
초음파 검사에서 예상치 못하게 방광이 비정상적으로 크게 늘어나 있는 게 확인됐다. 방광 안에 찬 소변은 약 1만233mL, 즉 10.2L로 추정됐다. 양쪽 콩팥과 방광을 연결하는 요관도 늘어나 있었다. 오른쪽 콩팥은 오랜 압박 때문에 일부 조직이 얇아진 상태였다.
의료진은 즉시 도뇨관을 넣었다. 먼저 소변 3L를 빼냈다. 이후 15분 동안 6.8L가 추가로 배출됐다. 이후에도 시간당 300~400mL의 소변을 계속 배출시키면서 수분과 전해질 상태를 면밀히 관찰했다.
소변은 나오는데 방광엔 계속 차올라…왜 몰랐을까?
남성이 겪은 것은 만성 요폐다. 소변이 아예 안 나오는 것이 아니라, 소변을 본 뒤에도 방광 안에 많은 양이 계속 남는 상태다.
만성 요폐는 천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방광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몸이 적응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당한 양의 소변이 차도 심한 통증 없이 지낼 수 있다. 배가 불러오는 것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의료진은 "만성 요폐는 서서히 진행될 수 있어, 소변이 많이 쌓여도 증상이 거의 없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가 점점 불러오는 증상이 주된 신호가 될 수 있어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고 했다.
보통 만성 요폐 환자의 방광에 남아 있는 소변은 약 1L 정도다. 5L를 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논문에 따르면 8~10L 이상이 찬 사례는 문헌에서도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방광이 오랫동안 지나치게 늘어나면 방광 근육 자체도 손상될 수 있다. 결국 소변을 밀어내는 힘이 약해진다. 소변이 콩팥 쪽으로 밀리면 콩팥 기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전립선비대 심하지 않았는데도 소변길 막혀
추가 검사에서 남성의 전립선 크기는 약 28mL로 확인됐다. 성인 남성의 전립선은 보통 20~30mL 정도다. 임상에서는 대체로 30mL 이상이면 전립선비대증으로 본다. 따라서 남성의 전립선은 눈에 띄게 큰 편이 아니었지만, 소변길은 심하게 막혀 있었다. 이후 수술로 제거한 조직에서는 전립선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양성 전립선비대증으로 확인됐다.
소변 배출 장애가 심해 의료진은 전립선 일부를 깎아 소변길을 넓히는 수술을 시행했다. 의료진은 "전립선 크기와 실제 소변길이 막히는 정도는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전립선 크기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소변 배출 상태와 방광·콩팥에 미친 영향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현재 남성의 방광 기능이 얼마나 회복되는지 추적 관찰 중이다. 방광이 너무 오랫동안 늘어나 있었기 때문에 소변을 짜내는 방광 근육의 힘이 충분히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이 사례는 국제 학술지 《외과 증례보고 저널(Journal of Surgical Case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