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3일 (수)

폐암 수술했다고 치료 끝 아니다?⋯‘EGFR 변이’ 확인해야 하는 이유

세계폐암학회서 EGFR 표적치료 장기 추적 결과 공개⋯수술 후 재발 관리 중요성 주목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전체 폐암의 약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에서는 다양한 유전자 변이가 나타나며, 이 중 EGFR 변이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에서 상대적으로 흔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폐암은 한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자 암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고위험 암종이다. 국가암정보센터의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폐암으로 숨진 사람은 1만9401명으로, 전체 암 사망자의 21.8%를 차지했다.

폐암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상당수가 암이 진행된 뒤 발견된다. 다만 최근에는 조기 진단과 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존율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특히 폐암의 약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암세포의 유전자 변이에 따라 치료 전략이 한층 세분화됐다. 대표적인 것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한 치료다.

지난 12~15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 연례학술대회(WCLC 2026)에서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새로운 치료 성과가 발표됐다. 특히 수술 후 EGFR 표적치료를 받은 환자를 장기간 추적한 연구에서 생존 이점이 확인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수술 가능한 조기 비소세포폐암에서도 EGFR 변이 여부는 수술 이후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암을 수술로 제거했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환자의 재발 위험을 평가해 추가 치료가 필요한지 판단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수술 이후 재발은 언제, 어떤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수술 후 재발 위험과 추적 관찰, EGFR 변이에 따른 치료 선택과 고려사항 등을 코메디닷컴이 김세현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에게 물었다.

Q. 폐암을 진단받으면 몇 기까지 수술 치료가 가능한가?

A. 폐암은 암세포가 현미경에서 어떤 형태로 보이는지에 따라 크게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이 중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약 80~85%를 차지하며, 선암과 편평상피암 등이 여기에 속한다.

병기는 암의 크기와 림프절 침범,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 등을 종합해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1·2기와 일부 3A기에서는 완치를 목표로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3A기는 종양의 위치나 폐 사이 가슴 중앙부인 종격동의 림프절까지 암이 얼마나 퍼졌는지 등에 따라 수술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며, 항암치료 등을 먼저 시행한 뒤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또한 수술 후 절제한 종양과 림프절을 다시 검사해 최종 병기를 확정하기 때문에 수술 전 영상검사로 예상한 임상 병기와 수술 후 병리학적 병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Q. ‘EGFR 변이’는 무엇인가? 폐암 수술 후에도 이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가?

A. EGFR은 세포의 성장과 증식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EGFR 유전자에 특정 변이가 생기면 세포 성장 신호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암세포의 증식을 촉진할 수 있다. EGFR 변이는 비소세포폐암의 주요 유전자 변이 중 하나로, EGFR 표적치료가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바이오마커다.

EGFR 변이는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에서 흔하고 비흡연자와 여성에게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견된다. 국내에서는 비소세포폐암 가운데 특히 선암에서 흔하며, 국내 폐선암 환자의 약 40%에서 EGFR 변이가 확인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주로 진행성·전이성 폐암에서 치료제를 선택하기 위해 EGFR 변이 검사를 시행했지만, 최근 표적치료의 영역이 수술 후 보조요법까지 확대되면서 조기 폐암에서도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Q. 수술로 암을 떼어낸 이후에도 재발할 수 있나?

A. 수술에서 말하는 ‘완전 절제’는 확인 가능한 종양을 모두 제거했다는 의미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암세포까지 반드시 모두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영상검사 등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한 암세포가 몸 안에 남아 있다가 시간이 지나 다시 자라면서 재발할 수 있다.

실제로 수술이 가능한 조기 폐암에서도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이후에도 재발 위험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따라서 조기 폐암 치료는 수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남아 있을 수 있는 재발 위험까지 관리하는 하나의 치료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Q. 폐암은 수술 후 언제 재발 위험을 특히 주의해야 하나?

A. 수술 후 재발은 첫 3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이 시기의 재발 관리가 중요하다. 재발은 수술한 폐나 주변 림프절에서 다시 생기는 국소 재발뿐 아니라 뼈·간·뇌 등 다른 장기로 퍼지는 원격 재발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CNS) 재발 가능성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만큼 환자의 상태에 따라 꾸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그래픽=윤상선 기자

Q. EGFR 변이가 확인되면 수술 후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나?

A. 병기와 재발 위험, 환자의 건강 상태 등을 종합해 수술 후 추가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EGFR 변이가 확인된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 암세포를 억제하고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EGFR 표적치료제를 이용한 보조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완전 종양 절제술 후 보조요법으로 사용된다.

완전 종양 절제술을 받은 주요 EGFR 변이가 확인된 1B~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글로벌 3상 임상시험 ADAURA 연구에 따르면, 오시머티닙을 복용한 2~3A기 환자는 위약군보다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77% 낮았다. 1B~3A기 전체 환자군에서는 그 위험이 73% 낮았으며, 2~3A기 환자의 중추신경계(CNS) 재발 또는 사망 위험도 76% 낮았다.

장기 추적에서도 생존 이점이 관찰됐다. WCLC 2026에서 발표된 8년 장기 추적 분석에 따르면 2~3A기 환자의 8년 전체생존율(OS)은 오시머티닙군 74%, 위약군 58%였으며, 오시머티닙군의 사망 위험은 위약군보다 47% 낮았다. 특히 오시머티닙의 복용 기간이 최대 3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치료 종료 이후까지 장기간 환자를 추적해 생존 결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Q. 수술 후 보조치료와 재발 후 치료는 어떻게 다른가?

A. 수술 후 보조치료는 눈에 보이는 암을 제거한 상태에서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 암세포를 억제해 재발 위험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반면 재발 후 치료는 다시 확인된 암을 대상으로 질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둔다.

특히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이 뇌·뼈·간 등 다른 장기로 재발하면 전이로 인한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재발 이후에도 EGFR 변이와 이전 치료 이력 등에 따라 표적치료를 포함한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지만, 수술 후에는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보조치료가 필요한지도 함께 검토한다.

폐암의 병기와 EGFR 변이 여부, 수술 후 재발 위험 등을 고려해 그에 맞는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 교수는 “치료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와 부작용, 치료 기간과 현실적인 여건 등에 대해 의료진에게 충분히 설명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시머티닙은 장기간 복용하는 치료로, 현재 국내에서는 수술 후 보조요법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의 비용 부담이 클 수 있다.

김 교수는 “재발 없이 지내는 시간은 치료 성적을 넘어 직장과 가정으로 복귀해 일상을 유지하는 데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환자마다 재발 위험과 건강 상태, 경제적 여건 등이 다른 만큼 치료의 효과와 부담을 충분히 이해한 뒤 의료진과 함께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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