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마티스관절염 약을 약 20년 동안 꾸준히 복용해 온 70대 여성이 걷거나 서 있기만 하면 오른쪽 발목이 너무 아프고 절뚝거리는 증상이 12개월이나 계속되자 병원을 찾았다.
모로코 모하메드5세대 의대 연구팀은 약 30년 전 류마티스관절염을 진단받은 75세 여성의 사례를 분석해 발표했다. 불안장애와 편두통도 앓는 이 환자는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서 쉴 때는 오른쪽 발목이 아프지 않았지만, 걷거나 서 있을 땐 발목이 아픈 증상(기계적 통증)을 호소했다. 이 때문에 최근 12개월 동안 오른쪽 발을 심하게 절뚝거렸다.
조사 결과 이 환자는 최근 15년 이상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메토트렉세이트(MTX)를 매주 총 15mg 복용해왔다.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적은 없었고, 골밀도(BMD)는 정상이었다.
연구팀은 이 환자가 약물로 치료받은 18년 중 15년 동안이나 장기 복용한 약 MTX가 조골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방해해 ‘골 형성 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했다. 환자는 이 때문에 뼈의 미세 손상 회복이 지연돼 골다공증이 없는데도 발목이 일부 골절(불충분 골절)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원인이 된 약물 MTX 투여를 즉시 중단하고, 그 대신 레플루노마이드를 복용케 했다. 또한 뼈 보호를 위해 졸레드로닉산을 투여하고, 하중 분산 등 보존적 치료에도 힘썼다. 이후 환자의 발목 통증이 많이 낫고 보행 능력도 개선됐다.
이 연구 결과(Insufficiency Fracture in a Patient With Rheumatoid Arthritis in Remission Receiving Long-Term Methotrexate Without Conventional Risk Factors: A Case Report and Literature Review)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골밀도 수치는 지극히 정상인데…류마티스관절염 약이 뼈의 자생력 중단시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의 근간이 되는 메토트렉세이트(MTX)는 강력한 항염증 효과로 관절 파괴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약은 장기 복용할 경우 뼈의 자생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체의 뼈는 파골세포가 오래된 조직을 없애면 조골세포가 새 조직을 채우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강도를 유지한다. 하지만 MTX는 세포 증식에 필수적인 엽산 대사를 억제해 조골세포의 분화와 증식을 직접적으로 방해한다. 15년 이상 이 약을 복용한 환자는 평소 걸을 때 생긴 뼈의 미세한 손상이 제때 회복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외상이 없는데도 뼈가 그동안 쌓인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는 일부 골절(불충분 골절)로 이어졌다.
연구팀은 종합 분석 결과, 이 환자 발목의 일부 골절이 약물 부작용 때문에 생겼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염증 수치(CRP, ESR)는 정상이고 ‘이중 에너지 X선 흡수 측정법’(DEXA) 상 골밀도 수치도 지극히 정상이었다. 이는 골절의 원인이 노화나 관절염 악화가 아니라, MTX의 장기 독성에 있음을 보여준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MTX가 일으키는 골병증은 임상 현장에서 쉽게 간과할 수 있다. 골절 초기에는 단순 방사선(X-ray) 촬영만으로는 골절선을 식별하기도 어렵다. 환자는 이런 영상 의학적 한계 탓에 12개월 동안이나 원인도 모른 채 통증을 겪어야 했다.
전문가들은 MTX를 장기 복용한 환자가 발목 등 특정 부위를 사용할 때만 발생하는 통증, 즉 기계적 통증을 호소하면 골밀도 수치와 관계없이 즉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MRI만이 뼈 내부의 부종과 미세 골절선을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다.
레플루노마이드는 조골세포 억제 영향이 적으며,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인 졸레드로닉산은 뼈 보호에 좋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 중단과 하중 관리만으로 환자의 보행 능력이 회복됐다는 것은 특정 약물의 장기 투여 환자의 관리에서 약물을 바꿔 처방하는 시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류마티스관절염 약인 MTX를 오래 복용하면 뼈가 약해지나요?
A1. 모든 환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MTX는 대다수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표준 치료제입니다. 다만 고령 환자가 10년 이상의 장기 복용 중 외상이 없어도 특정 부위(발목, 다리 등)를 쓸 때만 통증을 느낀다면, 골 형성 장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문의와 상의해야 합니다.
Q2. 골밀도 검사 결과가 정상인데도 골절이 생길 수 있는 이유는 뭔가요?
A2. 골밀도 검사(DEXA)로 뼈의 양적 지표를 측정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약물 부작용으로 뼈의 자생력이 뚝 떨어지면, 뼈의 양이 충분해도 일상적인 하중을 견디지 못해 미세하게 무너지는 불충분 골절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Q3. 엑스레이 검사로 골절 여부를 확인할 수 없나요?
A3. MTX 유발 골병증 초기에는 뼈의 겉모양이 유지된 채 내부에서 미세한 균열과 부종이 시작되므로 단순 엑스레이로는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엑스레이에서 이상이 없는데도 기계적 통증이 지속된다면, 뼈 내부 상태를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는 MRI 검사를 받는 것이 조기 진단에 유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