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금)

중년여성의 몸무게, ‘이 호르몬’에 달렸다?

식욕 높이는 주범이라던 ‘아스프로신’, 건강한 사람의 체중 증가 막아

식욕을 높이고 체중 증가를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졌던 호르몬이 사실 비만 예방 지표일 수도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폐경 이후 중년 여성의 체중 증가는 ‘아스프로신’ 호르몬 수치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스프로신은 식욕과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주로 ‘나쁜 지방’으로 알려진 백색 지방 조직에서 분비된다. 기존에는 아스프로신이 뇌에 작용해 식욕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혈당 상승이나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때문에 아스프로신을 중화하거나 수치를 낮추는 방향의 비만 치료 방식이 연구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당뇨나 비만이 없는 건강한 중년 여성은 오히려 아스프로신이 폐경 이후 체중 증가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국에 거주하는 50~79세 여성 4000여 명을 3년간 추적 관찰해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조사 시점에 체질량지수(BMI)가 30kg/m² 미만이면서 당뇨가 없는 여성들은 아스프로신이 높을수록 체중 증가 폭이 적었다.

집단별로 보면 아스프로신이 가장 높았던 상위 25% 그룹은 하위 25%에 비해 3년 동안 체중 증가 폭이 평균 1.61kg 적었다. 또 큰 폭(기존 체중 대비 7% 이상)으로 체중이 증가할 위험도 아스프로신 상위 그룹이 하위 그룹보다 43% 낮게 집계됐다. 반대로 큰 폭의 체중 감량에 성공할 가능성은 상위 그룹이 83% 높았다.

요컨대 비만이나 대사 관련 문제가 없이 건강한 중년 여성은 아스프로신 수치가 높을수록 장기적으로 체중 관리 측면에서 유리했던 셈이다. 이는 기존의 의학적 상식과는 반대되는 결과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아스프로신이 식욕 증가와 관련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아스프로신의 다양한 역할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비만이 없는 사람에게 높은 아스프로신 수치는 ‘건강하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 결과는 폐경기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아스프로신과 체중 변화의 관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체중 감소는 근골격량 감소로 이어지는 등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영양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영양학 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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