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금)

치매 아닌데 깜빡증 심하다면…일본이 던진 3가지 질문

[Vital Again] Pre-시리즈 ⑤ 인지기능 프레일티(frailty, 노쇠)

사람 인지 능력에도 프레일티(frailty, 노쇠)는 찾아온다. 일본은 3가지 질문을 던져 이를 조기에 찾아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오늘이 며칠인지 모를 때가 있습니까?”

단순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일본은 이것으로 ‘인지 프레일티’(cognitive frailty)의 시작을 포착했다. 치매는 아니지만, 방치하면 치매로 진행되는 중간 단계. 일본 후생노동성 ‘기본 체크리스트’ 25개 문항 중 인지 기능 영역 3개 질문이 그것이다.

2006년부터 20년간 1200만 명이 이 질문으로 자신의 인지 상태를 확인했다. ‘날짜를 모를 때가 있다’, ‘5분 전 이야기를 기억 못 한다’, ‘물건 둔 곳을 자주 잊는다’. 이 3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주의’ 신호였다.

인지기능 저하는 프레일티의 핵심 신호다. 몸과 뇌는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몸이 약해지면 뇌도 약해지고, 뇌가 약해지면 몸도 더 빨리 무너진다. 그래서 일본은 ‘신체 프레일티’와 ‘인지 프레일티’를 동시에 평가했다.

일본 도쿄 “인지 프레일티, 80% 회복 가능”

일본 도쿄대 고령사회종합연구기구 이이지마(飯島勝矢) 교수팀은 2016년부터 ‘인지 프레일티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기본 체크리스트에서 인지기능 3문항 중 2개 이상 해당된 70대 초반 노인 280명을 대상으로 했다.

프로그램은 단순했다. 주 2회, 2시간씩 ‘함께 요리하고, 함께 먹고, 함께 대화하는’ 모임이었다. 레시피를 외우고, 요리 순서를 기억하고, 식사하며 어제 뉴스를 토론했다.

12주 후 결과는 놀라웠다. 280명 중 224명(80%)이 인지기능 체크리스트 점수가 정상 범위로 회복됐다. 인지 기능 점수가 유의미하게 개선되거나, 프레일티 범주에서 벗어나게 된 비율이 약 80%에 달한 것. 특히 “오늘 날짜 기억”은 92%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뇌도 근육처럼, 쓰면 쓸수록 다시 강해졌다.

반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대조군에서 인지 기능 점수가 계속 악화했다. 특히 12주 후엔 상당수에서 경도인지장애(MCI)가 감지됐다. 인지 프레일티 단계에서 다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운명을 갈랐던 셈이다.

한국은 “치매냐 아니냐”만 묻는다

한국은 어떨까? 전국 256곳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선별검사’는 한다. 하지만 그 검사는 ‘치매냐, 아니냐’를 가르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치매는 아닌데 깜빡증이 심한’ 인지 프레일티 단계를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전국 시스템은 아직 없다. 일부 대학병원 노인병 클리닉에서 하지만, 보험 적용도 안 되고, 대기 시간도 길다.

그 결과는? 대부분의 60, 70대는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다가, 증상이 누적된 뒤에야 어느 날 갑자기 치매 진단을 받는다. 정작 회복 가능한 ‘인지 프레일티’ 시기를 놓치는 것이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 연구팀이 한국노인노쇠코호트(KFACS) 3000명을 분석한 결과, 인지 프레일티 단계에서 개입하면 상당수가 정상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방치하면 5년 내 17.4%가 치매로 진행됐다. 일본과 똑같은 결과였다.

‘나는 괜찮을까?’...당신도 30초면 알 수 있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오늘이 며칠인지 모를 때가 있습니까?”

만약 ‘요즘 자주 그렇다’, ‘달력을 봐도 헷갈린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이 바로 신호다. 일본 1200만 명이 이 질문으로 자신의 상태를 확인했다.

이제 당신 스스로에게 그 질문들을 던져보자. 인지 기능을 가늠할 3개를 확인해보는 것이다.

만약 그중 하나라도 ‘그렇다’라고 한다면, 이제부터라도 인지 프레일티가 더 진행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예방에 나서야 한다. 치매로 가는 길목,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Vital Again] pre-시리즈 ⑥에선 일본 ‘기본 체크리스트’의 여섯 번째 영역 ‘우울감’을 다룬다. “요즘 아무것도 하기 싫으신가요?”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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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y*** 2026-02-18 22:39:24

    일본을 따라잡을 수는 없나요? 일본인 보다 더 지혜로워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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