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희귀병 아이, 엄마 간·조혈모세포 이식받고 평범한 일상 되찾아 

서울아산병원 “국내 처음 소아 난치 환자에 면역관용 유도 성공”

김혜리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오른쪽)가 희귀 난치성 질환 과호산구증후군으로 투병했던 유은서 양을 진료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8년 간 희귀 난치성 질환과 싸워온 딸이 엄마의 간과 조혈모세포를 이식받고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다. 

서울아산병원은 과호산구증후군으로 간경변증이 진행됐던 유은서 양(13)이 엄마로부터 간과 반일치 조혈모세포를 순차적으로 이식하는 수술을 받고 회복했다고 26일 밝혔다. 은서 양은 이 수술을 통해 면역억제제 복용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과호산구증후군은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가 혈액 속에서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주요 장기를 공격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은서 양은 2017년 과호산구증후군을 진단받고 수 차례 수술을 받으며 힘든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다 호산구가 간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면서 간 세포가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으로 이어졌고, 2024년엔 복수 등 간부전 합병증이 발생해 간 이식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게 됐다. 

하지만 은서 양의 병은 단순히 간 이식 수술만으론 완치가 어려웠다. 비정상적으로 호산구를 생성하는 골수의 이상이 병의 근본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김혜리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 오석희 소아청소년전문과 교수, 남궁정만 소아외과 교수팀은 지난해 2월 은서 양 엄마의 간과 반일치 말초혈 조혈모세포를 은서양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은서 양은 수술 후 지난 10월부터 면역억제제 복용을 완전히 중단했으며, 최근 간 조직 검사에서도 정상 소견을 확인했다. 

특히 은서 양의 혈액세포는 100% 엄마의 세포로 대체되어, 더 이상 비정상적인 호산구를 만들어내지 않는 상태(완전 공여자 키메리즘)로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 측은 “성인보다 면역 체계가 까다롭고 이식 후 합병증 위험이 높은 소아 난치성 환자에게 간과 조혈모세포 순차 이식을 통해 면역 관용이 유도된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밝혔다. 보통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면역 세포의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지만, 은서 양은 면역 체계가 특정 항원에 대해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면역 관용(Immune Tolerance) 상태가 되어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게 것이다. 

은서 양 어머니는 “은서가 면역억제제를 복용할 때는 약 복용 전후로 금식을 해야 해서 마음이 아팠는데, 이제는 약 없이 언제든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며 뛰어놀 수 있게 되어 정말 꿈만 같다”며 “은서에게 건강한 미래를 선물해 주신 의료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김혜리 교수는 “간·조혈모세포 순차 이식을 통해 희귀 난치성 질환의 근본적인 치료와 이식 후 면역 관용 유도를 동시에 달성한 이번 사례가 비슷한 고통을 겪는 환아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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