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 암 발생과 사망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글로벌 대응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대규모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제 의학학술지 ⟪The Lancet⟫에 7일(현지시간)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신규 암 환자는 1990년 이후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해 2023년 기준 1850만 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암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는 74% 증가해 104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분석에서 비흑색종 피부암은 제외됐다.
미국 워싱턴대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 소속 연구진과 글로벌 질병부담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암 협력연구진은 이 연구를 위해 1990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 204개 국가와 지역의 암 등록 자료, 사망 통계, 가족 및 보호자 면담 자료를 종합해 47개 암 유형과 44개 위험 요인을 분석했다. 또한 동일한 자료를 기반으로 2050년까지의 암 발생과 사망을 예측했다.
1990년 이후 암 부담 급증…증가의 중심은 저소득·중간소득 국가
분석 결과, 지난 30여 년간 전 세계 암 부담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23년 기준 신규 암 환자는 1850만 명, 사망자는 1040만 명으로, 1990년과 비교해 각각 105%, 74% 늘었다. 현재 암 환자의 다수는 저소득·중간소득 국가에 집중돼 있으며, 이들 국가에서 증가 속도 또한 가장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구조의 영향을 제거한 연령 표준화 사망률은 전 세계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이러한 개선은 주로 고소득 및 상위 중간소득 국가에 국한됐다. 반면 저소득국가와 하위 중간소득국가에서는 암 발생률과 사망률 모두 여전히 증가하고 있었다.
2050년엔 연 3000만 명 암 진단…인구 고령화가 핵심 요인
연구진은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전 세계 신규 암 환자는 향후 25년간 61% 추가 증가해 2050년에는 연간 30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암 사망자는 같은 기간 약 75% 증가해 연간 186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증대가 개인의 암 위험이 급격히 악화돼서라기보다는, 전 세계적인 인구 증가와 고령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령 보정 기준으로는 향후 암 발생률과 사망률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변화는 2030년까지 비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을 3분의 1 줄이겠다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암 사망 10명 중 4명,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과 연관
이번 연구에서 가장 주목되는 결과는 암 사망의 상당 부분이 예방 가능하다는 점이다. 2023년 암 사망자 1040만 명 가운데 42%에 해당하는 약 430만 명은 44가지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됐다.
행동 요인은 모든 소득 수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흡연은 전 세계 암 사망의 21%를 차지하며, 저소득국가를 제외한 모든 소득군에서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었다. 저소득국가에서는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가 암 사망의 13%와 연관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성별 차이도 뚜렷했다. 남성의 경우 암 사망의 46%가 흡연, 불균형한 식단, 과도한 음주, 직업적 유해 요인, 대기오염과 연관됐으며, 여성에서는 36%가 흡연,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 비만, 고혈당, 식습관과 관련돼 있었다.
연구진 “암 예방·조기 진단·치료 접근성 강화 시급”
연구 책임저자인 IHME 소속 리사 포스 박사는 “암은 전 세계 질병 부담에서 여전히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수십 년간 자원이 제한된 국가에서 특히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 관리 정책은 글로벌 보건 의제에서 여전히 충분히 우선시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공동저자인 테오 보스 박사는 “암 사망의 10명 중 4명이 이미 확립된 위험 요인과 연관돼 있다는 점은 개인 차원의 노력과 함께 인구 수준의 공중보건 개입을 통해 상당수의 암을 예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특히 저소득·중간소득 국가에서 암 예방 정책을 보건 시스템 전반에 통합하고, 조기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공백 여전…실제 암 부담은 더 클 가능성
연구진은 이번 분석이 이용 가능한 최선의 자료를 기반으로 했지만, 일부 한계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자원이 제한된 국가에서는 암 등록과 사망 통계의 질이 충분하지 않으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나 주혈흡충과 같이 일부 지역에서 암 위험을 높이는 감염성 질환은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예방 가능한 암 사망이 실제보다 과소 추정됐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최근의 무력 분쟁, 향후 치료 기술의 발전이 암 발생과 사망에 미칠 영향은 이번 예측에 반영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암 부담 증가를 늦추기 위해서는 지금 시점에서의 정책 결정과 투자, 그리고 형평성을 고려한 글로벌 협력이 결정적”이라며 “암 관리의 미래는 오늘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