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이 비만 인구를 줄이기 위해 청량음료에 부과하던 '설탕세(Sugar Tax)'를 밀크셰이크, 카페라떼 등 우유가 함유된 음료까지 확대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설탕세 도입 추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비만 인구 급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도 도입 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26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웨스 스트리팅 영국 보건부 장관은 2028년 1월부터 설탕세 부과 대상을 기존 탄산·청량음료에서 가당 우유가 함유된 음료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트리팅 장관은 이날 하원 연설에서 "비만은 아이들의 출발선에 불평등을 초래하고 평생에 걸친 건강 문제를 야기한다"며 "국가보건서비스(NHS)에 수십억 파운드의 부담을 주는 비만 문제를 정부가 더 이상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설탕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2016년 도입을 권고한 뒤 현재 세계 120여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세제다.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설탕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일정량 이상 당류가 들어간 제품을 제조하는 제조사에 세금을 물리는 방식이다.
영국은 이미 2016년부터 100ml당 설탕이 5g 이상 포함된 음료에 세금을 부과해왔다. 정책 효과는 수치로 입증됐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영국 내 음료의 평균 설탕 함량은 46%나 감소했고, 시판 음료의 90%가 과세 기준 이하로 설탕 함량을 낮추는 등 시장의 자발적인 성분 변화를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영국의 행보는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국내 비만 인구가 급증하며 관련 사회적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남학생 43.0%, 여학생 24.6%로 동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에 따르면 2021년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15조6382억원으로, 흡연(11조4206억원)이나 음주(14조6274억원)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 속에 국내에서도 설탕세 도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국회에서 ‘설탕 과다사용세 토론회’가 열리는 등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도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민 여론도 긍정적인 편이다. 지난 3월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8.9%가 설탕세 부과에 찬성했다.
하지만 실제 도입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조세 형평성 문제가 거론된다. 설탕세와 같은 간접세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공식품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층에게 더 큰 부담을 지운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식품업계의 반발도 예상된다. 지난 2021년 설탕세 도입을 포함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식품업계 반대 등으로 폐기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