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1일 (토)

“감기인 줄 알았는데”…생후 4개월 만에 ‘이 암’ 진단 받은 아기, 사연은?

처음엔 '세기관지염' 오진…혈액 검사 후 한 시간 만에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진단

태어난지 4개월된 아기가 감기 증상을 보이더니 곧 혈액암을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 Cancer Support UK

태어난 지 4개월 밖에 안 된 아기가 감기 증상을 보이더니 곧 혈액암을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도싯 지역에 사는 레이첼-엘리자베스 휴잇과 케빈 애것 부부는 생후 4개월 된 딸 멜로디가 2025년 4월부터 감기처럼 보이는 증상을 보이자 곧 낫겠거니 생각했다. 이후 멜로디가 호흡이 힘들어 모유수유를 하지 못하고 하루가 지나도록 기저귀가 젖지 않자, 부모는 급히 병원을 찾았다.

처음 진찰한 전문의는 세기관지염일 가능성을 언급하며 귀가를 권했다. 세기관지염은 생후 2세 이하 영아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하기도감염성 질환으로, 작은 기도인 ‘세기관지’가 바이러스 감염으로 부어오르고 점액이 차면서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병이다.

하지만 다른 전문의가 멜로디의 호흡 상태를 더 확인하고 비위관을 삽입해 입원을 결정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다음 날 시행된 혈액가스 검사와 추가 혈액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감기로 보였던 증상은 급성골수성백혈병이었고, 진단은 검사 후 단 한 시간 만에 내려졌다.

멜로디는 즉시 혈소판 수혈을 받고 사우샘프턴 소아중환자실로 이송돼 30일간 치료를 받았다. 이 기간 동안 2주간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며 두 차례 항암치료를 진행했고, 이후 8월에는 긴급 골수이식을 위해 그레이트 오먼드 스트리트 병원으로 전원됐다.

치료 과정은 길고 힘들었다. 레이첼은 다시 모유수유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딸과의 접촉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회복 의지를 돕고 있다. 그는 “멜로디는 힘든 상황에서도 계속 웃고, 우리가 무너질 때 오히려 지탱해준다”며 “몸이 아플 때도 놀라울 만큼 강한 아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영국 암 후원(Cancer Support UK)' 단체의 소아암 인식 캠페인에서 공유되고 있다.

감기, 멍, 피로, 발열 등 증상…국내서도 매년 약 60~70명의 소아 환자 발생

급성골수성백혈병은 골수에서 미성숙 백혈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정상 혈액세포 생성을 방해하는 공격적인 혈액암이다. 초기에는 감기처럼 시작돼 발열, 피로, 잦은 멍, 감염 증가 같은 비특이적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영아에서는 수유 거부나 호흡 곤란, 기저귀가 마른 채 유지되는 탈수 신호로 나타나기도 한다. 진단은 혈액검사와 골수검사로 확정되며, 영아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 검사 이후 수 시간 만에 진단이 내려질 정도로 급박하게 진행된다.

표준치료는 항암화학요법과 조혈모세포 이식이다. 초기 항암치료로 암세포를 빠르게 줄인 뒤 재발을 막기 위한 공고 치료를 이어가며, 고위험군이나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에는 조기 골수이식이 권고된다. 치료 과정에서는 혈소판 수혈, 감염 치료, 중환자 관리 등 지원 치료가 함께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약 60~70명의 소아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가 발생하며 전체 소아백혈병의 15~20%를 차지한다. 국내 대형 의료기관의 생존율은 70% 이상으로 선진국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발병 속도가 빠르고 조기 신호가 모호하기 때문에 진단까지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초기 감기 증상으로 여겨진 호흡문제나 수유 곤란이 사실은 치명적 혈액암의 신호일 수 있어, 영유아에서 원인 불명의 호흡 이상이나 탈수 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진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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