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불안·어지럼 반복된다면…뇌종양 경고일 수도

워싱턴대 연구 “불안이 청신경초종 환자의 어지럼증 악화시킬 수 있다”

현기증과 함께 불안 증상을 경험한다면, 이는 양성 뇌종양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기증과 함께 불안 증상을 경험한다면, 이는 양성 뇌종양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은 최근 청신경초종(vestibular schwannoma) 환자에서 불안 증상과 어지럼증 심각도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청신경초종, ‘비암성’이지만 치명적일 수 있어

청신경초종은 청각 및 균형 감각을 담당하는 청신경의 슈반 세포(Schwann cell)에서 기원하는 비암성(양성) 뇌종양이다. 초기에는 내이도 내부에 국한되지만, 시간이 지나며 종양이 커지면 주위 뇌신경과 뇌간, 소뇌를 압박해 청력 저하, 이명,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전이되지 않는 양성 종양이지만, 뇌의 섬세한 조직 내에 자라며 신경을 손상시킬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청신경초종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어지럼증은 오랫동안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불안 이력 있는 환자, 어지럼증 점수 14점 더 높아

연구진은 2004년 6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치료받지 않은 단측 뇌종양 환자 109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모든 참가자는 MRI 검사를 통해 진단 받았으며, 어지럼증 평가 척도(DHI, Dizziness Handicap Inventory)와 범불안장애 척도(GAD-7)를 이용해 신체적·기능적·정서적 영향을 평가했다.

그 결과 불안 이력이 있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DHI 점수가 약 14점 높아, 불안이 어지럼증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불안 점수가 1점 증가할 때마다 DHI 점수는 2.6점 상승했다. 평균 DHI 점수는 약 27점으로 어지럼증은 대다수 환자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연구 주저자인 타일러 윌슨 박사는 “심리적 고통이 전정기관 질환 환자의 현기증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청신경초종 환자에서 불안의 역할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완화 같은 심리적 개입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지 탐색할 기회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어지럼증, 진단 과정에서 종종 간과돼”…정기적 평가 필요

연구진은 “청신경초종 환자에서 어지럼증이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며 “진단이 의심되는 경우 반드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흥미롭게도, 청력 손실이 있는 환자는 청력이 유지된 환자보다 일상생활에서 어지럼증의 영향이 더 적었다고 보고했다. 반면, 종양의 크기와 어지럼증의 심각도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다.

청신경초종 치료는 종양의 위치와 크기, 진단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대부분의 경우 우선적으로는 경과를 관찰하며, 종양이 자라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은 두개골을 절개해 종양을 제거하고, 이후 남은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정위방사선수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이 질환은 주로 30~60세 성인에게서 나타나며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부 사례에서는 유전질환인 신경섬유종증 2형(NF2)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수술 후에도 환자 20명 중 1명 꼴로 재발 위험이 있어 정기적인 MRI 검사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청력 손실이나 이명 등 일부 증상은 치료 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저널 《JAMA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JAMA Otolaryngology—Head & Neck Surgery)》에 ‘Factors Associated With Dizziness Among Patients With Vestibular Schwannoma(doi: 10.1001/jamaoto.2025.2849)’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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