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마비도 독감처럼 전염될 수 있을까. 심장마비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이나 스트레스 문제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원인은 전염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하지만 《미국 심장학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수년간 동맥에 숨어 있던 박테리아가 심장마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한 구강 박테리아가 심장 동맥 내부에 은밀한 군집을 형성해 면역 체계를 피하다가 갑자기 활성화돼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는 일련의 사건을 촉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심장마비도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입안에는 비리단스 연쇄상구균(Viridans streptococci)이 서식한다. 치아에 붙어 치태를 형성하는 세균 중 하나인 이 균은 잇몸에 생긴 염증은 물론 양치질 등을 통해 혈류로 들어갈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혈류에서 빠르게 제거되지만, 죽상경화반에서 영구적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죽상경화반에 자리 잡게 되면 바이오필름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바이오필름은 항생제가 침투할 수 없고 면역 세포도 감지할 수 없는 보호막으로 보호되는 정교한 박테리아 군집이다.
핀란드 탐페레대 연구진이 심장마비로 급사한 환자를 포함한 217명의 동맥 조직을 조사한 결과 급사 환자의 관상동맥 플라크 42%와 동맥 시술을 받는 환자의 수술 검체 43%에서 이 박테리아 군집, 즉 바이오필름을 발견했다. DNA 분석 결과, 비리단스 연쇄상구균이 가장 흔하게 검출됐고, 다른 구강 박테리아도 검출됐다.
바이오필름은 항상 휴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바이오필름은 잘 알려지지 않은 요인들에 의해 활성화될 수 있다. 더 공격적인 박테리아를 생성하게 되는데, 이렇게 활성화된 박테리아는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람들의 동맥 플라크 파열 부위에 침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면역 체계의 반응으로 플라크의 구조를 분해하는 효소가 생성돼 파열과 심장마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밝혀졌다”라며 “면역 체계의 대식세포는 침입자를 식별하고 파괴하는 면역 세포이지만, 이러한 숨겨진 세균 군집은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심장마비를 콜레스테롤 축적과 생활 습관 요인의 결과로만 보기보다는 동맥벽 내부에 오랫동안 잠복해 있던 세균 감염과 연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겉보기에 건강한 콜레스테롤 수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러운 심장사를 겪는 사람들은 전통적인 위험 요인만이 아니라 이러한 세균 활동의 희생자일 수 있다. 실제 이전 연구에서도 급성 심장사 환자는 평균보다 치아 건강이 더 나쁜 경우가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