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이 딱딱해지는 ‘간 섬유화’를 일찍 발견해 제대로 치료받아야 무서운 간경변(간경화)이나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 간 섬유화 진단에는 간의 일부(조직)를 떼어내 검사하는 생검이 가장 좋으나, 현실적인 이유로 초음파검사의 일종인 ‘초음파 탄성영상술’을 적극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임상 의견이 나왔다.
연세대 의대 김승섭 교수(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는 “현재 간 섬유화를 평가하는 최적의 진단법(Gold standard)은 간 조직검사인 생검(Biopsy)이다. 하지만 생검은 침습적 시술이고, 간의 매우 작은 부문만 떼어내 검사한다는 점 등 두 가지 큰 한계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간 질환자에겐 평생 관리와 간 섬유화 진행에 대한 반복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따라서 침습적인 방법보다는 초음파검사와 같은 비침습적인 방법에 대한 관심이 최근 부쩍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28~29일 열린 대한임상초음파학회(이사장 백순구, 연세대 의대 교수·원주연세의료원장)의 ‘임상초음파 국제 심포지엄’에서다. 침습적 방법이란 몸에 메스를 대는 수술·시술이나 주사를 뜻한다.
간 조직검사인 생검의 대안으로는 혈액검사와 초음파 탄성영상술, 자기공명 탄성영상술 등을 꼽을 수 있다. 초음파 탄성영상술은 일반 초음파 검사보다 한층 더 발전된 것이다. 간 조직의 탄성도를 측정해 어떤 부위의 딱딱한 정도(경도)를 알아내는 영상진단 기법이다. 일반 초음파 검사가 간의 형태나 구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데 비해, 초음파 탄성영상술은 간의 단단한 정도를 색상이나 수치로 표현해준다.
김 교수는 “하지만 혈액검사의 진단 정확도가 제한적이며, 자기공명검사는 진단 정확도가 높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초음파검사인 초음파 탄성영상술이 수용 가능한 진단 성능과 낮은 비용, 비교적 쉬운 사용성 등 때문에 가장 실용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간 섬유화 진단을 위한 검사비는 병원의 종류(의원, 종합병원, 상급 종합병원)와 검사 종류(혈액검사, 초음파검사, 자기공명검사)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일반적으로 간 섬유화 진단 검사 중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가 싼 편이고, 자기공명검사는 이들 검사보다 훨씬 더 비싸다. 일부 검사는 상황에 따라 건강보험의 급여 항목으로 분류될 수 있고, 그 경우 비용을 더 많이 내야 한다.
만성적인 간 손상은 간 섬유화를 일으킨다. 간 섬유화가 더 진행되면 간 모양이 바뀌고(구조 변형), 간 기능이 뚝 떨어지고 간경변으로 진행된다. 간경변은 배에 물이 차는 복수와 정맥류 출혈, 간성혼수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최종적으로 간 기능부전이나 간암(간세포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따라서 간 섬유화는 간 질환의 진단 및 병기 결정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료계 일각에선 “동네병원에서 초음파검사 결과 간경변증으로 의심돼 큰 병원으로 온 환자 중 진단 오류가 적지 않다.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초음파검사의 질 관리에 한층 더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