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맞은 아동 10명 중 6명이 단순 키 성장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가 받은 의학적 용도를 벗어난 것으로, 이에 따른 이상사례 보고도 매년 늘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성장호르몬 주사제 사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최근 5년 이내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사용한 아동의 보호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응답자의 약 60%가 건강 문제가 없는 일반 소아청소년의 키 성장을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사 대상자 중 소아 저신장 환자는 41%에 불과했다. 반면 약 16%(6명 중 1명 꼴)는 평균 신장보다 오히려 키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필요성과 실제 사용 목적 간 분명한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나 저성장증 환자를 위한 치료법이다. 이에 건강보험 역시 같은 성별·나이의 아동 중 신장 하위 3% 미만을 대상으로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진단을 받지 않은 소아 청소년을 중심으로 키 성장 목적의 주사제 사용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지난 2014~2023년 성장호르몬 주사와 관련한 이상 사례는 총 6300건이었다. 통증(주사부위 또는 주사 시)이 24.2%로 가장 흔했고 △주사 부위 출혈 △타박상 △종창(염증이나 종양으로 피부가 부어오르는 것) 등이 보고됐다.
NECA 측은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이 증가하면서 이상 사례 보고도 함께 늘고 있다”며 “현재까지 정상 신장 아동을 대상으로 성장호르몬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다룬 연구가 없어, 부작용에 대한 장기 추적관찰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사용한 아동의 보호자들은 키 성장 보조제나 기구 요법, 한약 등 주사제 외에도 인위적인 관리 방법을 추가로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주사제 외에도 추가적으로 지출한 비용은 월 평균 20만원으로 집계됐다.
보호자들은 △성장호르몬 사용 시기 △주사제 종류별 투여 용량 및 비용 △부작용 및 합병증 등에 대해 정보가 부족하고 의료진마다 임상적 의견이 다르다는 불편함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윤지은 NECA 연구위원은 “지난 2023년 성장호르몬 주사제 공급 금액은 무려 4800억원”이라며 “올바른 사용을 위한 국가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