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2일 (일)

신생아 헤르페스 감염, 무증상이더라도 훗날 인지 저하 유발 가능성

美 다트머스의대 연구팀, 쥐 실험 통해 확인

성인에게는 가벼운 발진을 일으키는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신생아에는 만성적인 인지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사진=셔터스톡]

신생아가 헤르페스 바이러스(HSV)에 감염되면 무증상이더라도 훗날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다트머스 의과대 연구팀은 최근 《PLoS 병원체(PLoS Pathogens)》에 게재한 논문에서 태어난지 하루 된 쥐에게 극소량의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투여하자 성장 후 인지 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생후 하루 된 쥐의 콧속에 아주 적은 양의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주입한 후 6개월간 관찰했다. 이후 알츠하이머병 환자 진단에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인지 및 기억력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노출된 쥐들은 감염 당시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대조군에 비해 학습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데이비드 라이브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생아 시기의 경미한 감염이 증상을 거의 일으키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단순포진 바이러스'로도 불리는 매우 흔한 병원체다. 1형(HSV-1)과 2형(HSV-2) 두 종류가 있다. 전 세계 인구의 60~95%가 이 중 하나 또는 둘 모두에 만성적으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헤르페스에 감염되면 성인은 대부분 입안이나 입술 주변, 생식기 등에 가벼운 발진이 나타나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신생아는 면역 체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이 치명적이다. 심하면 중추 신경계 손상이나 뇌 감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뇌 감염 증상이 나타나면 최신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더라도 약 15%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신생아에게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감염 역시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연구팀은 이전 연구를 통해 어미 쥐에게 HSV 백신을 접종하면 새끼 쥐의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확인했다. 라이브 교수는 “어미 쥐가 HSV 백신을 맞으면 자궁 내 또는 모유를 통해 항체를 전달받은 새끼 쥐가 바이러스 감염과 기억력 손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간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이 여러 차례 발표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신경퇴행성 질병과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