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게 스트레스 탓?"...10년 자란 뇌종양, 겨우 7일 산다했지만
스트레스 때문인 줄 알았던 증상, 10년 이상 머리 속에서 자란 뇌수막종이 원인
영국 매체 더선에 의하면, 브리스톨에 사는 해리엇 애나벨 워드(51)는 가끔 어지럽고 피곤한 증상을 느꼈지만 스트레스 때문일 것으로 생각했다. 평소 건강하고 활동적이었던 그는 2021년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고 나서야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는 의심을 하게 됐다. 그는 복잡한 문장을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항상 피곤함을 느꼈으며, 자주 어지러웠고, 눈이 충혈되는 증상을 경험했다.
이러한 증상들로 몇 차례 병원을 찾기도 했지만, 의사 또한 매번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으로 여겼다. 그러던 중 심각하게 기억을 잃는 사건이 생겼고, 그제서야 응급실에 실려간 그는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됐다. MRI 검사 결과, 머리 왼쪽에서 7cm 크기의 뇌종양이 발견된 것이다.
그는 2등급 뇌수막종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종양이 머리속에서 10년 이상 자라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의사는 그대로 두면 일주일 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며 곧바로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을 것을 권했다. 그는 "의사는 내가 살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며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얼마나 그들을 사랑하는지 전했다”고 회상했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그는 남겨질 세 아이를 생각하며 뭐든 이겨내겠다고 다짐했고, 다행히 14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은 후 회복 중이다. 그는 "뇌종양으로 인한 압박이 너무 심해 제대로 생각하거나 말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며 "지옥 같은 여정이었지만, 지금 여기에 가족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매일 놀랍다"고 전했다.
대부분 양성 종양으로, 천천히 자라는 뇌수막종
뇌를 둘러싸고 있는 막을 수막이라고 하는데, 뇌수막종은 이 수막에 발생하는 종양을 말한다. 뇌수막은 다양한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발생 부위에 따라 각기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 뇌수막종은 대부분은 양성이며, 악성은 2~12% 정도다.
수막종은 대개 뇌의 겉에서 천천히 자라며 종양이 꽤 커질 때까지 특이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증상으로는 뇌전증 발작, 시력 저하, 팔다리 운동 및 감각 마비, 언어장애, 복시 등이 있다. 뇌수막종은 대부분 자연적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드물게 제2형 신경섬유종증과 같은 유전 질환과 관련이 있다. 위험 인자로는 머리에 방사선 치료를 경험이나 유방암 병력 등이 있다. 22번 염색체의 소실이나 NF2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보고도 있다.
우연히 발견된 무증상 뇌수막종 환자는 보통 경과를 관찰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주기적인 검사를 실시하며, 경과 관찰 중 종양이 자라거나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다른 치료법을 고려한다. 뇌종양의 크기가 작거나 수술이 어려운 경우 등에는 방사선 치료를 실시한다. 하지만 양성 수막종을 완치하는 방법은 종양을 외과적으로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다. 다만, 모든 종양을 완전 절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완전 절제를 하더라도 10년 동안 재발률을 9~29%에 이른다. 아직까지 뇌수막종 예방법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