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화내는 사람, 일단 밥부터 먹어야… 배고프면 진짜 화난다?

배가 고프면 사람마다 다른 반응이 나타난다. 특히 배가 고플수록 예민해지면서 화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자꾸 화내는 사람은 일단 밥부터 먹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관련해서 평창동계올림픽 때 일화가 있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 클로이 킴은 경기 중간에 이런 트윗을 날렸다. "아침에 샌드위치 먹을 걸, 괜히 고집 피우다 안 먹었더니, 지금은 배가 고파서 화가 난다." 마지막 문장은 ’Now I’m getting hangry’. 여기서 ‘hangry’는 배가 고파서(hungry) 화가 나는(angry) 상황을 일컫는다. 배고프면 정말 화가 나는 걸까?
배고프면 화가 나는 메커니즘, 실험 결과는?
과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연구팀은 배고프면 화가 나는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했다. 먼저, 참가자들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느낌을 물었다. 제시된 그림은 예컨대 한자처럼 뜻을 알 수 없는 모호한 것이었다. 참가자에게 배고픈 정도와 그림의 느낌을 물었다. 배가 고픈 참가자일수록 그림을 보고 불쾌한 느낌을 받았다.
다음은 대면 실험이었다. 200명 참가자 중 절반은 충분히 식사하고, 나머지는 금식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분노를 유발하기 위해 컴퓨터를 먹통으로 만들었고, 심지어 컴퓨터를 고장 냈다고 참가자를 비난했다. 어이없는 일을 당한 참가자들은 실험을 평가하는 설문을 작성했다. 특히 식사를 거른 참가자들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연구진에 대해 강한 증오심을 드러냈다.
감정을 인지 못한 채 배고프면 화 낸다
참가자 중 일부는 감정 상태에 대해 글을 썼고, 나머지는 일과를 메모하는 등 간단한 글을 썼다. 흥미로운 대목은 실험에 앞서 감정 상태를 글로 쓰며 자신을 돌아봤던 참가자들은 식사를 거른 경우에도 연구진에 대해 화를 덜 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배가 고파지면, 화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걸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배고픔에 대한 감정은 천차만별
제니퍼 맥코맥 연구원은 "식욕과 배고픔에 대한 감수성은 천차만별"이라며 "향후 연구를 통해 기분, 행동에 영향을 줄 정도의 공복감이 시작되는 개인별 시점을 미리 인식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고픔의 생리학을 이해하면 임상에서 당뇨병이나 섭식장애 환자들의 감정과 인지 상태를 더 잘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