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치료 희망될까"...줄기세포 이용한 동물 뇌 치료 실험 성공
뇌경색 발생한 생쥐에게 한 달 뒤 인간 줄기세포 주입했더니 뇌세포 복원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뇌졸중 발생 한 달 뒤에도 뇌세포를 복원할 수 있다는 새로운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분자 치료(Molecular Therapy)》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 뇌세포가 죽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으로 나뉜다. 뇌졸중의 가장 흔한 형태인 허혈성 뇌졸중 생존자의 경우 약 5%만이 완전히 회복된다. 다른 대부분의 환자들은 쇠약, 만성 통증 또는 뇌전증과 같은 장기적 고통에 시달린다.
미국 비영리 생명의학연구소인 글래드스톤 연구소(Gladstone Institutes)와 재생의학회사 산바이오 (SanBio) 연구진은 줄기세포에서 추출한 세포 치료법이 허혈성 뇌졸중 후 정상적인 뇌 활동 패턴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변형된 줄기세포는 뇌졸중과 외상성 뇌 손상에 따른 만성 신경 운동 장애 치료를 위해 산바이오가 개발한 SB623 세포다. 이 치료법은 최근 외상성 뇌손상으로 인한 만성 운동마비 개선을 위해 일본에서 승인됐다. 산바이오는 일본에서 처방 확대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연구팀은 뇌졸중으로 손상된 뇌 영역의 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돼 뇌의 다른 영역에 너무 강하거나 빈번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생쥐의 뇌경색 발생 한 달 후 손상 부위 근처에 변형된 인간 줄기세포를 주입한 뒤 몇 주 동안 뇌의 전기 활동을 측정하고 개별 세포와 분자를 분석했다.
이식 일주일 뒤 쥐의 뇌에 남아있는 인간 세포는 1% 미만이었지만, 이식의 효과는 오래 지속됐다. 산바이오의 수석과학자 바바라 클라인 박사는 “이 세포들은 본질적으로 뇌의 자체적인 복구 과정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뇌졸중 후 만성 단계에서도 뇌가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치료법이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한 생쥐의 뇌 과흥분성을 회복시켜 신경망의 균형을 회복시킨다는 결론을 내렸다. 뇌 기능과 회복에 중요한 단백질과 세포의 혈액 내 수치도 유의미한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의 뇌졸중 치료제는 뇌졸중 발생 직후 몇 시간 내에 투여해야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 세포치료제는 한 달 후에 투여해도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연구 결과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책임자인 글래드스톤 연구소의 진 파즈 박사(신경학)는 “현재 뇌졸중 발생 후 몇 주 또는 몇 달 후에 장기적인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투여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연구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효과는 너무 놀라웠기 때문에 믿기지 않아 실험을 계속해서 반복했다”며 “수명이 짧은 물질을 뇌에 주입해 뇌의 과흥분성뿐만 아니라 신체의 다른 부분에도 지속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발견”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ell.com/molecular-therapy-family/molecular-therapy/fulltext/S1525-0016(24)00807-4)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