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하면 뼈 10년 일찍 늙는다”

우주비행사 17명 중 9명에게서 10년 치 뼈 손실 발견

우주 여행자들에 대한 맞춤형 적응 훈련과 예방약이 뼈 노화를 완화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우주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뼈가 손상될 수 있고 뼈 내부 조직이 10년 이상 늙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사이언틱 리포츠》에 발표된 독일, 미국, 캐나다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우주 비행을 한 남성 14명과 여성 3명을 대상으로 우주 비행 전과 귀환 후 6개월 됐을 때와 12개월 됐을 때의 건강 상태를 측정했다. 정강이뼈와 하완골(아래팔뼈)의 밀도와 강도를 쟀고 뼈 내부 미세구조를 측정했다. 또 이들의 혈액과 소변에 있는 생체지표를 사용해 오래된 뼈가 체내 흡수되고 새로운 뼈로 대체되는 골교체도 측정했다.

그 결과 17명 중 9명은 우주에서 돌아온 후 1년이 지나도록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뼈의 강도와 미네랄 밀도가 2%나 감소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이는 적어도 10년 동안 노화에 의한 뼈의 손실에 해당해 골다공증과 골절이 훨씬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다”고 독일 에를랑겐 대학병원의 스포츠과학자 안나 마리아 리프하트 박사후 연구원이 설명했다.

뼈의 노화는 우주와 지구에서 전혀 다르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우주에서는 뼈의 외부를 감싸는 골막보다 뼈의 내부구조가 더 빨리 노화됐다. 골막은 겉을 감싸고 있는 두껍고 치밀한 결합 조직으로 뼈에 혈액, 신경 및 성장과 치유를 돕는 세포를 공급한다. 조사 대상이 된 우주비행사 중 일부는 뼈의 내부 구조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됐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리프하트 연구원은 “우주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던 비행사일수록 재생이 어려운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에서 골교체가 더 빨리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추정했다. “골회전은 세포가 분해되고 새로운 세포가 형성되는 과정인데 활동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골회전이 빨리 일어납니다.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골회전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발견은 화성까지 우주 여행의 미래에 암운을 드릴 수 있다. 해결책은 우주 여행자들에 대한 맞춤형 적응 훈련과 예방약을 처방하는 것이다. 국제우주정거장에는 러닝 머신, 운동자전거,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있다. 우주비행사 개개인에게 맞춤형 운동프로그램과 무중력 조건에서 작동하면서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새로운 스포츠 장비 개발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골다공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 같은 약물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리프하트 연구원은 “비스포스포네이트는 이미 미국우주항공국(NASA)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무중력이나 중력이 적은 곳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알지 못한다”면서 “의료 치료와 신체 운동의 결합에 대한 더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2-13461-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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