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3일 (금)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 여성 성공률 낮은 이유는?”⋯부작용·항생제 내성 더 높아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2003~2024년 제균 치료 환자 4700여 명 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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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의 내성률이 성별에 따라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이하 헬리코박터균)는 위 점막에 사는 세균으로, 만성 위염과 위·십이지장궤양, 위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이다. 감염이 확인되면 주로 항생제와 위산억제제를 함께 복용해 균을 없애는 제균 치료를 받는다. 제균 치료를 받으면 위암 발생 위험을 약 30~40%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제균 치료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항생제 내성균이 늘고 있는 데다 부작용이나 약물 복용 여부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연구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항생제 내성과 부작용 보고율이 높고, 제균 치료 성공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소화기내과 김나영·최용훈 교수 연구팀은 20여 년간 축적된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 결과와 항생제 내성에 성별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2003~2024년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 4748명을 대상으로 남녀 간 치료 성공률과 부작용 보고율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치료를 시작한 전체 환자 기준으로 여성의 제균 성공률은 65.1%로 남성(71.1%)보다 낮았다. 반면 치료를 끝까지 마친 환자만 비교하면 여성 85.7%, 남성 87.0%로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에 부작용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치료 중 부작용을 보고한 비율은 여성이 60.2%로 남성(37.9%)보다 높았다. 치료 후 제균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받지 않은 비율도 여성 21.7%, 남성 17.1%였다.

항생제 내성에서도 성별 차이가 확인됐다. 연구팀이 2003~2025년 헬리코박터균 감염 환자 890명의 위 조직에서 균을 채취해 항생제 6종에 대한 내성을 분석한 결과, 4종에서 여성의 내성률이 더 높았다.

대표적으로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률은 여성 50.0%, 남성 35.9%였고 레보플록사신은 여성 45.8%, 남성 33.7%였다. 과거 제균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는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률이 여성 80.9%, 남성 67.2%에 달했다.

여러 항생제에 동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도 증가했다. 클래리스로마이신과 메트로니다졸에 대한 이중내성 비율은 2003~2007년 9.2%에서 2018~2025년 40.0%로 높아졌다. 특히 여성의 이중내성 비율은 2018~2025년 50.0%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성별을 고려한 맞춤형 제균 치료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균 치료에 실패한 여성은 재치료 전 항생제 내성 여부를 확인하고, 부작용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나영 교수는 "여성은 산부인과 감염이나 요로감염 치료 등으로 항생제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내성이 높아졌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것이 내성과 제균 실패를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최용훈 교수도 "제균 치료에 실패한 적이 있는 여성은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재치료 전 내성 유전자 검사나 배양 검사로 내성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 과정에서 부작용을 관리해 환자가 치료를 끝까지 마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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