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9일 (수)

“‘천연 위고비’는 없다”…현직 의사가 SNS 유행 다이어트에 날린 일침

천연 위고비 식단, 저탄고지 식단의 일종에 불과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장형우 교수가 현재 SNS에서 유행하는 '천연 위고비' 식단에 대해 "천연 위고비는 없다"고 비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삶은 달걀에 올리브유를 뿌려 먹는 이른바 ‘천연 위고비(Natural Wegovy)’ 식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현직 대학병원 전문의가 “천연 위고비란 없다”며 쓴소리를 냈다.

장형우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지윤 & 은환의 롱테이크’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삶은 계란에 올리브유 등을 곁들여 먹는 방식이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고 다이어트를 돕는다며 이른바 ‘천연 위고비 식단’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심지어 이 식단을 정식 메뉴로 내놓은 외식 프랜차이즈가 등장했을 정도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요즘 가장 듣기 싫은 말이 바로 ‘천연 위고비’”라며 “이것만 먹으면 된다거나, 이 방법으로 지방만 술술 빠지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특히 특정 음식이나 비결이 유행하며 마치 다이어트에 특효가 있는 것처럼 소개되고 사람들이 혹해 이런 다이어트 방법을 소비하는 현상을 비판하며 “사람들이 헛돈을 쓰지 않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하게 말했다.

장 교수는 “계란에 올리브유를 넣어 먹는 것은 전형적인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방식일 뿐”이라며 “탄수화물을 배제한 채 단백질에 기름을 붓고 먹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천연 위고비’외에 전체 식이요법 전반에 대해서도 보다 냉정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주 고약한 초가공식품이나 당이 과도하게 함유된 음식이 건강에 해로울 뿐, 단순히 무엇을 먹느냐 마느냐로 (체중 감량이라는) 대세에 큰 영향을 끼칠 수는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내 환자들에게도 항상 건강보조식품을 살 돈으로 차라리 질 좋은 고기나 한우를 사 드시라고 권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유튜브 채널 ‘지윤 & 은환의 롱테이크’ 캡쳐

천연 위고비 식단, 저탄고지의 일종

최근 천연 위고비라고 소개되는 계란에 올리브유를 뿌려 먹는 식단은 저탄고지 식단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해외 인플루언서들은 이를 ‘GLP-1 밀’이라고 부르며 아침 식단 콘텐츠로 공유하고 있다.

이 식단의 핵심은 하루의 첫 끼니를 고단백·고지방으로 채우는 데 있다. 단백질과 지방은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보다 소화가 느려 포만감이 오래가며, 식후 혈당 스파이크를 막아 하루 종일 안정적으로 식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식단을 기적의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와 동일 선상에 두는 것은 곤란하다. 달걀과 올리브유 조합이 포만감을 높인다는 영양학적 근거는 있으나, 실제 약물과 같은 수준의 극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낼 수는 없다. ‘천연 위고비’라는 말도 의학용어가 아니라 온라인에서 만들어진 홍보성 표현에 가깝다.

특히 올리브오일은 열량이 높은 식품이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1큰술(약 15ml)은 약 120kcal 수준으로,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전체 열량이 높아질 수 있다.

저탄고지(키토제닉)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탄수화물을 총 칼로리의 5~10%로 줄이고, 좋은 지방으로 70~80% 채우는 대사 전환(케토시스)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만약 아침에만 저탄고지 식단을 먹고 점심부터 일반식으로 먹을 경우 저탄고지 특유의 빠른 감량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일반식을 하면서 다이어트를 하길 원하는 경우 아침에 억지로 올리브유를 뿌려 먹기 보다는 계란과 그릭 요거트 등 고단백 식단만 먹는 것이 다이어트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GLP-1 식단의 실제 효과는?

그렇다면 실제 ‘GLP-1 식단’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GLP-1은 음식을 섭취할 때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뇌의 포만 중추를 자극해 우리 몸에 ‘그만 먹으라’는 신호를 보내고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돕는다.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비만 치료제 위고비나 마운자로가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를 내는 것도 바로 이 호르몬의 작용을 극대화한 덕분이다.

물론 고단백 식품이나 지방,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체내 GLP-1 분비가 촉진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자연 상태에서 분비되는 GLP-1의 농도는 식전 약 15~20pmol/L, 식후 최고 30~60pmol/L 수준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1~2분 이내에 반 이상 사라질 만큼 반감기가 짧다. 반면 비만 치료제를 투여했을 때의 약물 농도는 이보다 수십에서 수백 배 높은 수준으로 장기간 핏속에 유지된다. 애초에 음식 섭취를 통한 자연 호르몬 분비량으로는 약물의 체중 감량 기전을 흉내낼 수 없다는 뜻이다.

결국 달걀과 올리브유 조합의 진정한 가치는 ‘위고비 대체제’가 아닌 ‘아침 식사의 질 개선’에 있다.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빵이나 단 음료로 아침을 때우는 대신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고루 섭취함으로써 점심·저녁의 과식을 막는 건강한 생활 습관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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