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은 많은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사고가 나면 신체상·재산상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운전자들이 주행 중 다양한 기기를 조작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전방 주시를 방해해 도로 위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떨어뜨리는 등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그런데 최근 하버드대 의대 연구에 따르면, 주행 중 전자기기를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교통사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차량과 핸드폰을 연결해 음악을 재생하는 행위가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테일러 스위프트 앨범 나오면 교통사고 사망자가 늘어?
연구팀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2017~2022년 사용자 이용 기록을 검토한 뒤, 발매 첫날 기준 스트리밍 수가 가장 많았던 음반 10장을 선정했다. 여기에는 테일러 스위프트, 드레이크, 켄드릭 라마, 해리 스타일스 등 인기 가수들의 작업물이 포함됐다.
이어서 연구팀은 같은 기간 미국 국가 교통사고 사망 데이터를 통해 전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23만3809명의 사고 패턴을 분석했다. 각 음반 발매일을 기준으로 발매일, 발매 전 10일, 발매 후 10일의 사망자 수를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상위 10개 음반이 발매된 날에는 교통사고 사망자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상시 미국의 하루 교통사고 사망자는 평균 120.9명이었다. 음반 발매일에는 이 수치가 평균 139.1명으로 늘었다. 인원수로 보면 약 18명, 백분율로는 약 15%가 증가했다.
특히 40세 미만의 젊은 운전자와 남성에게서 증가폭이 더 컸고, 혼자 운전했을 때 음악 재생과 사고 위험의 연관성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핸드폰 안 본다고 해서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이같은 효과의 원인으로 ‘운전자 주의 분산’을 지목했다. 곡을 검색하거나 재생되는 노래를 바꾸고, 차량 디스플레이 조작을 하는 행위가 운전자의 집중력을 방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연구팀이 분석한 교통사고 사망 사례 중 차량에 조작 가능한 화면이 달려있는 차량의 추가 사망 위험은 화면이 없는 차량의 세 배까지 높아졌다.
운전대 버튼이나 화면을 통해 간단하게 조작하는 것은 주행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편의기능이지만, 반대로 음악을 더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전체적으로 운전자의 주의 분산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의외의 결과도 확인됐다. 음반 발매일이 맑은 날이었던 경우, 교통사고 추가 사망자는 평균 15.7명 많아졌다. 반대로 비오는 날에는 0.6명만 늘었다. 비오는 날에 위험이 증가한다는 상식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연구팀은 “운전자들이 오히려 맑은 날에 ‘오늘은 안전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스마트폰이나 차량을 더 많이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음악 스트리밍이 직접적으로 교통사고를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 확인된 추가 사망자들이 사고 당시 음악을 듣고 있었다는 증거도 전혀 없다.
다만 연구팀은 “직접적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조작하는 것만 피해서는 안된다. 잠재적인 방해 요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근 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