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5일 (토)

체중은 정상인데 배만 볼록?… “‘이 질환’ 위험 높아진다”

26만명 장기간 추적...정상·과체중이어도 복부비만 있으면 심혈관질환 위험 15~50%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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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량지수가 정상 범위여도 허리둘레가 크거나 허리-엉덩이 비율이 높으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체중이 정상 범위여도 심혈관질환 걱정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질량지수(BMI)가 정상이어도 허리둘레가 크거나 허리-엉덩이 비율이 높으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BMI만으로 비만 여부를 판단하기보다 복부에 지방이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시카론 심혈관질환 예방센터 연구진은 여러 대규모 코호트 자료를 통합한 CCC(Cross-Cohort Collaboration) 데이터를 이용해 BMI와 복부비만 지표가 향후 심혈관질환 위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15개 코호트에 포함된 약 26만 명이 대상이었으며, 추적 관찰 기간 중앙값은 20년이었다. 연구진은 BMI와 함께 허리둘레(WC) 또는 허리-엉덩이 비율(WHR)을 살펴보고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심방세동, 관상동맥질환, 전체 심혈관질환, 관상동맥질환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전체 사망 등 9가지 건강 결과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BMI 정상이어도 복부비만 놓칠 수 있어

BMI는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과체중이나 비만을 판단할 때 널리 사용된다. 계산이 간단하고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비만 정도를 평가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체지방이 신체 어느 부위에 축적되는지 보여주지는 못한다.

특히 복부에 쌓이는 지방은 심혈관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복부 지방 가운데 장기 주변에 축적되는 내장지방은 인슐린 저항성과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 보고돼 왔다.

문제는 BMI만으로는 이러한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키와 체중이 같아 BMI가 동일한 사람이라도 한 사람은 지방이 복부에 집중돼 있고,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도 BMI와 복부비만 지표 사이의 불일치가 적지 않았다. BMI 기준 정상 체중인 사람 가운데 5%는 허리둘레가 높은 수준이었고, 18%는 허리-엉덩이 비율이 높았다. 과체중인 사람 중에서는 이 비율이 각각 39%와 40%였다.

반면 BMI 기준 비만에 해당하는 사람 가운데 9%는 허리둘레가 낮은 수준이었고, 45%는 허리-엉덩이 비율이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BMI만으로 분류한 체중 상태와 실제 복부 지방의 분포가 상당 부분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정상 체중이어도 복부비만 지표 높으면 위험 15~50% 증가

연구에 따르면, BMI가 정상 또는 과체중 범위이면서 허리둘레나 허리-엉덩이 비율이 임상적으로 높은 사람은 연구에서 살펴본 대부분의 건강 결과에서 위험이 15~50% 높았다.

반면 BMI 기준 비만이더라도 허리둘레가 낮은 사람은 정상 체중이면서 허리둘레가 낮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대부분의 결과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전체 사망 위험은 오히려 유의하게 낮았다.

연구를 이끈 제이나 다르다리 박사는 “이번 결과는 BMI가 정상 또는 과체중 범위인 사람에서도 복부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BMI에만 의존하면 여러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잘못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심혈관질환이 발생하기 전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일차 예방 단계에서 BMI 수치와 관계없이 복부 지방의 분포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체중뿐 아니라 ‘지방이 어디에 쌓였는지’ 살펴야

이번 연구는 BMI만으로 놓칠 수 있는 심혈관 위험을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 비율이 보완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복부비만 지표가 심혈관 위험과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점은 기존 연구에서도 꾸준히 보고돼 왔다.

다만 이번 연구는 신체활동이나 식습관, 비만에 대한 유전적 요인 등 심혈관질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부 요인을 분석에 포함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또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 비율을 연구 시작 시점에 한 차례 측정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복부 지방이 늘거나 줄어드는 변화가 심혈관질환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예일대 의대 할란 크럼홀츠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BMI에만 초점을 맞춘 평가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체지방이 ‘어디에 분포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 비율처럼 간단한 측정치를 일상적인 심혈관 위험 평가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Risk Reclassification Beyond BMI by Waist Circumference and Waist-to-Hip Ratio Across 9 Cardiovascular Outcomes: Results From the Cross-Cohort Collaboration’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BMI가 정상이어도 복부비만이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나요?
A. 네. 이번 연구에서는 BMI가 정상 또는 과체중이더라도 허리둘레나 허리-엉덩이 비율이 높은 사람은 대부분의 심혈관질환·사망 관련 결과에서 위험이 15~50%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2. BMI와 허리둘레는 무엇이 다른가요?
A. BMI는 키와 체중을 이용해 체중 상태를 평가하는 지표로, 지방이 몸의 어느 부위에 쌓여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반면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 비율은 복부에 지방이 집중된 정도를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Q3. 심혈관질환 위험을 확인하려면 BMI보다 허리둘레가 더 중요한가요?
A. 한 가지 지표만 보는 것보다 함께 평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연구는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 비율이 BMI만으로는 놓칠 수 있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파악하는 데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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