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성인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지방간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국내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와 이대서울병원 첨단의생명연구원 지용호 교수 공동 연구팀은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4~2007년 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성인 349만6144명(남성 61.97%, 여성 38.03%)을 대상으로 지방간 발생 위험을 추적 분석했다.
지방간 여부는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중성지방,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GGT) 등을 종합한 지방간 지수(Fatty Liver Index, FLI)로 평가했다. 0~100점으로 매겨지는 지방간 지수는 30 미만은 지방간 가능성이 낮은 구간, 30~59는 중간 위험군, 60 이상은 지방간 가능성이 높은 구간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흡연량과 흡연 기간이 길수록 지방간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성을 보였다. 남성에서는 하루 20개비 이상 흡연하는 경우 지방간 지수 60 이상에 해당할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41% 높았다. 또한 10~19년간 흡연한 남성은 지방간 위험이 15% 증가했다.
여성은 전체의 94.4%가 비흡연자로 흡연율 자체는 남성보다 훨씬 낮았다. 다만 흡연에 따른 영향은 더 크게 나타났다. 10~19년간 흡연한 여성은 지방간 지수 60 이상에 해당할 위험이 55% 증가하며 같은 기간 흡연한 남성보다 위험 증가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관성은 체질량지수 25 미만으로 비만에 해당되지 않는 집단이나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25g 미만(500mL 맥주 1캔 정도)인 집단에서 더욱 뚜렷했다. 반면 비만하거나 음주량이 많은 집단에서는 흡연과 지방간의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흡연이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고 지질대사를 교란해 간에 지방이 축적되기 쉬운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흡연으로 인한 전신 염증, 산화 스트레스, 조직 저산소증 등이 지방간 발생과 진행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담배의 니코틴 성분이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내장지방 분포를 변화시켜 지방간과 간섬유화 진행을 촉진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흡연 여부를 자기 보고 방식으로 조사했다는 점, 흡연 습관 변화나 흡연량에 대한 과소 보고 가능성 등의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흡연은 지방간질환뿐 아니라 간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흡연자의 간암 사망 위험은 비흡연자보다 약 1.5배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흡연은 비만이나 음주와 상승 효과를 일으켜 간암 위험을 더욱 높이며, 금연 후 20년 이상 지나야 비흡연자 수준으로 발병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를 주도한 신현영 교수와 지용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공단 데이터를 전수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젊은 시절 흡연 예방과 금연 전략을 실천한다면 대사성 간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소화기·간장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