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참 전에 생리가 끝난 60세 여성이 질 출혈과 분비물, 앉을 때마다 느끼는 심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샤르자 알 카시미 병원’ 연구팀에 의하면 이 환자는 체질량지수(BMI)가 42(정상은 25 미만)나 되는 초고도 비만이었고, 심장병을 앓고 있었다. 자궁내막 용종(폴립)으로 수술을 받은 적도 있었다.
초음파 검사 결과, 자궁내막이 20mm로 매우 두꺼웠고 석회화한 2cm 크기의 덩어리가 자궁경부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연구팀은 자궁내막암이 자궁경부까지 침범했을 가능성을 강력히 의심했다. 환자는 암에 대한 공포 속에서 결국 자궁 적출술과 양측 난관-난소 절제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후 떼어낸 조직을 정밀 검사한 결과는 뜻밖이었다. 자궁암이라는 증거는 전혀 없었고, 자궁내막의 기질 세포가 뼈와 연골 조직으로 변해 있었다. 원인은 ‘자궁내막 골화성 연골성 이형성증(변성)’이었다. 과잉 수술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환자가 정밀 조직 검사를 완강히 거부했다”며 “폐경 후 출혈 환자의 10~15%에서 실제 자궁내막암이 발견되는 만큼, 암이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환자가 60세에 초고도 비만이고 심장병까지 앓고 있어 체력이 버텨줄 때 수술을 하는 것이 최선의 안전책이라고 판단해 수술을 집도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례 연구 결과(A Rare Case of Endometrial Ossifying Cartilaginous Metaplasia)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이 사례는 큰 교훈을 남겼다. 폐경 후 여성에게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질 출혈과 분비물, 불편감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므로 환자의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이런 증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위축성질염, 자궁내막위축증, 자궁내막·자궁경부의 용종(폴립), 자궁내막과증식증, 자궁근종 및 자궁선근증, 골반염 및 자궁경부염 등을 꼽을 수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생식기가 약해져 생기는 변화다. 질 벽이 건조하고 얇아져 쉽게 상처가 나고 피가 비치는 위축성질염, 자궁 내벽 표면이 얇아지면서 미세혈관이 파열되는 자궁내막위축증이 대표적이다. 이 때는 주로 적은 양의 붉은 피나 갈색 분비물이 나오며, 화끈거림이나 가려움증 등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
세포가 너무 지나치게 자라나 혹처럼 툭 튀어나오는 자궁내막·자궁경부 용종도 흔한 원인이다. 이 용종 표면이 헐거나 상처가 나면 출혈이 지속적으로 되풀이된다. 호르몬 균형이 깨져 자궁내막 전체가 지나치게 두꺼워지는 자궁내막 과증식증도 비정상적인 대량 출혈이나 핏덩어리를 초래한다.
자궁 자체의 변화도 주요 원인이다. 자궁 근육층에 양성 혹이 생기는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 조직이 근육층으로 파고들어 자궁이 붓는 자궁선근증은 부정 출혈과 함께 아랫배를 무겁게 압박하며 통증을 일으킨다. 이 밖에 세균성 감염으로 고름 같은 화농성 분비물과 악취, 둔한 통증을 일으키는 골반염 및 자궁경부염도 폐경 후 불편감을 준다.
이런 주요 원인 외에, 사례 속 환자처럼 ‘자궁내막 골화성 연골성 이형성증(변성)’이 원인으로 작용한 사례도 일부 있다. 이는 자궁 내의 장기적인 만성 염증이나 과거 수술 자극 탓에 자궁 세포가 뼈나 연골로 변하는 드문 양성 질환이다. 특히 초음파 등 영상 검사에서는 자궁내막암·자궁경부암 등 악성 종양과 거의 구별되지 않아 진단에 혼선을 준다.
폐경 후 여성에게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증상은 그 자체로 자궁이 보내는 적신호다. 당장 피가 멈췄거나 양이 적다고 해서, 방치하거나 섣불리 자가 진단하면 안 된다.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산부인과를 찾아 초음파 검사, 세포진 검사로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 용종 수술 등을 받은 적이 있다면 수술 후에도 계속 추적 관찰을 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자궁에 뼈나 연골이 자란다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 일인가요?
A1. 네, 흔치 않지만 가능합니다. 우리 몸의 세포는 만성 염증이나 특정한 자극에 장기간 노출되면 본래의 성질을 잃고 다른 형태의 세포로 바뀌는 이형성증(변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자궁내막 기질 세포가 뼈를 만드는 세포나 연골 세포의 성질로 바뀌면서 자궁 내부에 단단한 조직이 생깁니다.
Q2. 폐경 후 출혈이 있으면 자궁암을 의심해야 하나요?
A2. 폐경 후 출혈의 대부분은 질 점막이나 자궁내막이 메마르는 위축성 변화나 양성 용종 등 비교적 안전한 원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다만 폐경 후 출혈 환자의 약 10%~15%에서는 실제 자궁내막암이 발견되므로, 출혈이 나타나면 즉시 산부인과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Q3. 자궁내막 용종(폴립)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면, 앞으로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요?
A3. 자궁내막 용종은 제거 수술을 받은 뒤에도 재발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용종이 반복적으로 생기면 자궁 내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드물게는 세포 변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로 자궁내막의 두께와 상태를 계속 점검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