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백내장 수술 뒤 밤길 더 편해질까…빛 산란 줄인 삼중초점 렌즈 나와

알콘 ‘팬옵틱스 프로’ 출시…빛 활용률 94%·환자 체감 개선은 추가 확인 필요

삼중초점 인공수정체 ' 클라레온 팬옵틱스 프로' 사진=한국알콘, 마콜

백내장 수술로 뿌옇던 시야는 맑아졌지만, 밤이 되면 자동차 전조등이나 가로등 불빛이 퍼져 불편하다는 환자가 있다. 불빛 둘레에 둥근 고리가 생기거나 빛줄기가 별처럼 뻗어 보이면 야간 운전이 몹시 부담스러워진다.

이런 현상은 백내장 수술 자체뿐 아니라 어떤 인공수정체를 넣었는지와도 관련된다. 특히 원거리·중간거리·근거리를 함께 보도록 만든 삼중초점 렌즈는 안경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대신, 달무리나 눈부심 같은 야간 시각 불편이 나타날 수 있다.

스위스 안과 의료기기 기업 알콘은 삼중초점 인공수정체 ‘클라레온 팬옵틱스 프로’를 한국에 출시했다고 8일 밝혔다. 원거리부터 컴퓨터 화면을 보는 중간거리, 책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근거리까지 시야를 확보하도록 설계한 제품이다.

빛 산란 12%→6%…밤눈 불편도 절반 줄까

삼중초점 인공수정체는 새로 등장한 제품이 아니다. 기존 팬옵틱스를 비롯해 빛을 세 거리의 초점으로 나누는 렌즈는 이미 백내장 수술에 사용돼 왔다.

일반적인 단초점 렌즈는 주로 한 거리에 초점을 맞춘다. 멀리 보는 시력에 맞추면 책이나 스마트폰을 볼 때 돋보기가 필요할 수 있다. 삼중초점 렌즈는 여러 거리의 시야를 확보해 안경을 쓰는 빈도를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신제품의 변화는 초점의 개수가 아니라 렌즈에 들어온 빛을 배분하는 방식에 있다.

알콘은 새 제품에 ‘인라이튼 NXT’ 광학 기술을 적용, 초점을 만드는 데 쓰이지 못하고 흩어지는 빛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렌즈 안에서 흩어지던 빛 일부를 필요한 초점으로 다시 보내는 방식이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기존 클라레온 팬옵틱스는 들어온 빛의 88%를 초점 형성에 활용하고 약 12%가 산란했다. 팬옵틱스 프로는 빛 활용률을 94%로 높이고 산란 비율을 약 6%로 낮췄다. 원거리에서 중간거리 사이의 광학 이미지 대비도 기존 제품보다 16% 높아졌다.

다만 빛 산란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해서 환자가 느끼는 야간 빛 번짐이나 달무리도 절반 감소했다는 뜻으로 해석하기 힘들다. 이런 수치는 렌즈를 기계로 측정한 실험실 시험과 시각 시뮬레이터 연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환자가 밤길을 더 편하게 보게 됐는지는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로 확인해야 한다.

기존 제품 환자 10명 중 3~4명은 빛 번짐 경험

삼중초점 렌즈의 야간 시각 불편은 상당수에게서 발생한다.

알콘의 기존 삼중초점 인공수정체 ‘팬옵틱스’를 양쪽 눈에 삽입한 환자 580명의 자료를 모은 메타분석에서 달무리 43.9%, 눈부심 33.6%, 별 모양 빛 번짐 30.4%가 보고됐다. 10개국에서 진행된 11개 연구를 종합한 결과다.

다만 증상을 경험한 것과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한 것은 구분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다고 답한 비율은 달무리 5.4%, 별 모양 빛 번짐 3.4%, 눈부심 2.9%였다. 매우 불편하다는 응답은 증상별로 0.8~2.6%였다.

더구나 이 연구에는 알콘 직원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이런 결과를 해석할 때 이해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밤길 운전 잦다면…‘최신 렌즈’보다 눈 상태·생활습관 먼저 따져야

인공수정체는 새 제품이거나 가격이 비싸다고 모든 환자에게 더 적합한 것은 아니다. 책과 스마트폰을 자주 보는지, 컴퓨터 작업이 많은지, 야간 운전을 얼마나 하는지에 따라 우선해야 할 시야 거리가 달라진다.

각막과 망막 상태, 난시 여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수술 뒤 필요하면 안경을 쓸 수 있는지, 여러 거리의 시야를 얻는 대신 어느 정도의 빛 번짐을 감수할 수 있는지도 의료진에게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팬옵틱스 프로 출시는 백내장 환자의 선택지를 하나 늘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실험실에서 산란광을 줄였다는 결과가 곧바로 밤길 불편 감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수술 뒤 어느 거리까지 안경 없이 보고 싶은지, 야간 운전이 일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먼저 정하는 것이 제품 선택보다 중요할 수 있다.

미국안과학회는 야간 운전이 중요하다면 다초점이나 초점심도확장형 렌즈에서 나타날 수 있는 눈부심과 달무리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녹내장이나 황반변성 등 다른 안질환이 있으면 이들 렌즈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난시가 있다면 난시 교정 기능이 있는 렌즈가 필요한지까지도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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