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축구 경기 중 뇌진탕 의심…의료진은 3분 내 판단할 수 있을까?

현장마다 달랐던 판단 기준, 의식·기억·균형 등 45개 항목 표준화…FIFA 규정 반영 추진

축구는 뇌진탕 위험이 도사리는 위험한 스포츠다. 사진은 6월 1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오현규(가운데)와 조규성(왼쪽)이 헤딩 경합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뇌진탕 관련 축구 규정이 바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경기장에서 3분 안에 뇌진탕 의심 선수를 평가할 수 있는 진단법을 제시했다.

축구는 90분 내내 상대방과 몸싸움을 하고, 딱딱한 공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스포츠다. 자연스레 부상 위험이 커진다.

특히 축구 경기 중 발생하는 뇌진탕은 큰 부상을 초래한다. 뇌진탕은 머리가 충격을 받으면서 뇌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는 것이다. 두통이나 어지럼증, 일시적인 기억 상실 등의 가벼운 증상부터 영구적인 뇌 손상까지 환자의 상태가 다양하게 달라질 수 있다.

축구 경기 중 뇌진탕 위험…원래는 즉시 교체해야

병원이라면 뇌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등의 검사로 정확한 상태를 진단한 뒤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문제는 한창 경기가 진행되는 축구장에서 뇌진탕이 의심되는 선수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FIFA와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뇌진탕과 관련해 엄격한 프로토콜을 적용하고 있다. 

경기 중 머리를 부딪힌 후 의식을 잃었거나, 심한 어지러움·구토·발작 등의 증상을 보이는 선수는 그 즉시 교체되며 더 이상 경기를 뛸 수 없다. 팀이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한 상황이더라도 뇌진탕 의심 시에는 팀당 1장의 추가 교체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이후 선수가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면 최소 24~48시간의 안정을 취해야 한다. 휴식 후 전문의의 엄격한 승인을 받은 뒤 경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작년 12월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광주FC의 코리아컵 결승. 당시 광주FC 소속 권성윤이 뇌진탕 증세를 보이며 경기가 즉시 중단되고 구급차게 경기장에 들어오는 등, 뇌진탕 프로토콜이 발동됐다. 사진=연합뉴스

이는 눈으로 알 수 없는 뇌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규정이 너무 엄격한 탓에, 명백하게 뇌진탕이 아닌 선수가 경기에 더 뛸 수 있음에도 강제로 교체해야 하는 사례가 지나치게 자주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새로운 표준 진단법, 3분 만에 선수 선별 가능

이에 FIFA는 호주 시드니대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에게 “2~3분 안에 선수 교체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현장 상황에 걸맞는 진단법을 개발해달라”고 의뢰했다.

연구팀은 먼저 뇌진탕 현장 진단을 다룬 기존 연구 65편을 분석해 뇌진탕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 101개를 추렸다. 이후 경기장에서 최소 5번 이상 실제 뇌진탕 평가 경험이 있는 의료진 57명을 섭외했다.

연구팀은 섭외된 의료진과 두 차례 합의 과정을 거쳐, 참여자의 80% 이상이 동의한 항목만 채택했다. 결과적으로 45개 항목으로 구성된 진단법이 만들어졌다.

새로운 진단법은 △선수의 과거 병력 △부상의 원리 △눈에 보이는 이상 징후 △의식 상태 △목(경추)의 상태 △증상 △기억력 △균형감각 △고유감각 △안구의 움직임 △활동 능력으로 구성된다.

다만 연구팀은 “이 방법은 뇌진탕인지를 확인하는 검사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선수가 경기를 계속 뛸 수 있는 상태가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뇌진탕이 아니더라도, 건강 위험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바로 교체 후 정밀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실제 프로리그에서 이 진단법을 적용했다. 총 8건의 머리 충돌을 평가한 결과, 3명은 즉시 교체가 권고됐다. 이들 중 2명은 실제 뇌진탕 확진을 받았고 1명은 정밀검사를 거쳐 불확실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판단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2분 52초였으며, 새로운 진단법이 ‘계속 경기를 뛰어도 된다’고 평가한 선수 5명은 뇌진탕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FIFA와 연구진은 “아직 실제 진단 정확도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지만, 계속된 합의와 보충을 거쳐 실제 규칙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신경학 저널(JAMA Neurology)》 최근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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