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늙은 근육도 다시 젊어져”…운동하면 진짜 노화 되돌려, 어떻게?

노화할수록 늘어나는 ‘DEAF1’, 운동이 손상 단백질 제거·근력 회복 도와

운동이 근육 노화를 막는 최고의 처방전으로 알려져온 가운데, 분자 수준에서 어떤 원리로 근육을 다시 젊게 만드는지 그 구체적인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약해지고 줄어드는 ‘근감소증’은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그동안 운동이 근육 노화를 막는 최고의 처방전으로 알려져온 가운데, 분자 수준에서 어떤 원리로 근육을 다시 젊게 만드는지 그 구체적인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싱가포르 듀크-NUS 의대 연구진은 싱가포르 종합병원, 영국 카디프대학교와 공동 연구를 통해 운동이 근육 내 ‘DEAF1’ 유전자의 수치를 낮춰 노화된 근육의 회복 기능을 되살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노화된 근육, ‘청소 기능’ 상실
건강한 근육은 몸을 움직이는 것뿐만 아니라 신진대사와 혈당 조절 등 전반적인 신체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근육의 건강을 조절하는 핵심 시스템 중 하나는 단백질 합성 및 근육 성장을 관장하는 ‘mTORC1’ 신호 경로다.

나이가 들면서 노화된 근육에서는 이 mTORC1 경로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로 인해 근육 세포는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데만 집중할 뿐, 수명이 다하거나 손상된 단백질을 분해해 제거하는 ‘청소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세포 내에 쓰레기처럼 쌓인 손상 단백질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는 곧 근력 저하와 근육 감소로 이어진다.

근육 노화의 주범 ‘DEAF1’ 유전자 발견
연구진은 이러한 단백질 생성과 제거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핵심 요인으로 ‘DEAF1’ 유전자를 지목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FOXO’라고 불리는 단백질군이 DEAF1의 과도한 증식을 통제한다. 노화가 진행되면 FOXO의 활성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면서 통제력을 잃은 DEAF1 수치가 급격히 증가한다. 늘어난 DEAF1은 mTORC1을 과자극해 단백질 균형을 무너뜨리고 근육 노화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을 만든다.

연구진이 초파리와 고령의 생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도 이러한 메커니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인위적으로 DEAF1 수치를 높이자 동물들의 근육 약화가 빠르게 진행된 반면, 이 유전자의 수치를 낮추자 단백질 균형이 회복되며 근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운동하면 세포 청소하고 다시 시작하라는 신호 보내
실험 결과, 운동은 이 무너진 균형을 바로잡는 강력한 트리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활동을 하면 체내 특정 단백질이 활성화되면서 치솟았던 DEAF1 수치를 다시 낮춘다. 결과적으로 과열되었던 성장 신호 경로가 안정을 찾고, 노화된 근육이 스스로 손상 단백질을 제거하며 재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듀크-NUS 의대 프리실리아 최 연구원은 "운동은 근육 세포에 '청소하고 다시 시작하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다"며 "DEAF1 유전자를 억제하는 것은 노화된 근육이 마치 되감기 버튼을 누른 것처럼 힘과 균형을 되찾게 만드는 핵심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운동의 효과가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도 함께 밝혀냈다. 일부 노화가 심하게 진행된 근육은 DEAF1 수치가 지나치게 높거나 FOXO 활성이 이미 바닥을 쳐, 운동만으로는 회복 능력을 완전히 되살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질병·수술 후 환자를 위한 신약 개발 가능성도
이번 연구는 노화에 따른 근감소증 예방을 넘어 임상 영역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DEAF1 유전자는 근육의 재생을 담당하는 '근육 줄기세포'의 기능과도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술이나 질병으로 장기간 침상 생활을 해야 하거나, 암 등 만성질환으로 인해 신체 활동이 극도로 제한된 환자들은 근육 손실이 치명적이다. 연구진은 DEAF1을 표적으로 삼아 운동이 주는 분자 수준의 유익한 효과를 모방한 치료제를 개발한다면, 움직이지 않고도 근육의 회복력을 지키고 노년기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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