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아기 어디 쓰다듬어야 차분해질까?…뒤통수·배 아닌 ‘등’

등 쓰다듬자 머리·다리 움직임 감소…스킨십 경험 효과는 생쥐서 확인

불안해 하는 아기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면 배나 머리를 만져주는 것보다 아기가 더 쉽게 안정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기가 울거나 보채면 보호자는 흔히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고 토닥이며 달래준다. 간혹 등이 아닌 머리를 쓸어주거나 배를 어루만져주기도 한다. 그런데 아기의 등이나 머리, 배 중에 어떤 부위를 다독여줬을 때 가장 잘 진정될까. 

일본 도호대 의대 연구진은 이 같은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평균 1.3세인 영유아 15명과 어머니를 대상으로 어머니에게 아이의 뒤통수와 등, 배를 각각 1분씩 부드럽게 쓰다듬게 한 뒤 심전도와 심박수, 아기 몸의 움직임 변화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눈에 띄는 차이가 발견됐다. 등을 쓰다듬어줬을 때만 아기의 머리와 다리 움직임이 이전과 비교해 확실히 줄어들었다. 반면 뒤통수나 배를 쓰다듬어줄 때는 몸의 움직임에 변화가 거의 없었다. 머리 뒤쪽을 쓰다듬어줬을 땐 오히려 심박수가 약간 증가하면서 흥분된 상태를 보이기도 했다. 

어머니들이 아기 등을 쓰다듬는 속도는 1초당 10.5cm 정도였다. 연구진은 “이 속도는 기분 좋은 촉감을 감지하는 피부 신경의 일종인 ‘C-촉각 신경섬유’를 가장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범위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C-촉각 신경섬유는 팔과 등처럼 털이 있는 피부에 주로 분포하며, 부드럽게 쓰다듬는 촉감을 감지해 뇌에 전달함으로써 안정감과 정서적 유대감을 높이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이번 실험은 울지 않는 상태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진행돼, 실제로 우는 아기를 더 빨리 달래는 효과까지 확인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도 같은 반응을 보일까. 연구진은 젖을 떼기 전의 새끼 쥐를 대상으로 동일한 방식의 실험을 진행했다. 부드러운 브러시로 새끼 쥐의 등을 쓰다듬으며 근육 활동, 심박수, 뇌파를 기록했다.

그 결과 새끼 생쥐 역시 등을 자극했을 때 가장 뚜렷한 진정 반응을 보였다. 또한 등을 쓰다듬는 행위는 스트레스를 완화해주는 역할도 했다. 새끼 쥐의 등을 꾸준히 쓰다듬어주자 어미 쥐와 떨어졌을 때 증가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 분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진정 효과는 선천적인 반응은 아니었다. 출생 직후부터 통제된 인공 사육 환경에서 자란 쥐들은 등을 쓰다듬어 주어도 진정 반응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반면 어미가 핥아주고 보살피며 자란 새끼 쥐는 등을 쓰다듬어줬을 때 인간과 같은 진정 효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는 부드러운 접촉에 따른 진정 반응이 선천적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양육 과정에서 경험하는 신체 접촉을 통해 발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유아기 보호자와의 스킨십은 안정감을 느끼는 뇌 회로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번 연구는 대상자가 15명으로 적어 다양한 연령과 환경에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에서처럼 아기가 보챌 때 부드럽게 안아주고 등을 천천히 쓰다듬는 행동은 아기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순 있다. 다만 울고 보채는 원인이 배고픔이나 통증, 질환 등일 수도 있으므로 정확한 원인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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