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4일 (화)

주말에만 맥주 18캔 마신 40대男...급성췌장염에 합병증까지, 왜?

혼술 폭음으로 발생한 급성췌장염, 면역체계에 충격 가해...온 몸의 미세혈관에 혈전 마구 만들어, 생명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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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성이 혼자 캔 맥주를 마시고 있다. 주말에만 이틀간 맥주를 18캔 정도 마시는 40대 남성이 급성 췌장염과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은 기사 속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말에만 이틀간 맥주를 18캔 정도 몰아서 마시는 40대 남성이 급성 췌장염과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 의대 등 공동 연구팀은 주말 폭음을 일삼던 43세 남성이 갑자기 복부 등 온몸에 심한 통증(압통)과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는 복부 팽만감, 메스꺼움 등 증상을 호소하며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사례를 학계에 보고했다. 

이 환자는 그러나 급성 췌장염에만 그치지 않았다. 입원 후 48시간 안에 온몸의 혈관과 장기가 망가지는 치명적인 합병증까지 일으켰다. 연구팀은 인구 50만 명당 1명에 발생하는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이 이 환자에게 합병증으로 발생했다고 말했다. 환자는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폐렴도 앓고 있었다.

연구팀은 무리한 특수 치료 대신 수액을 충분히 공급해 췌장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항생제로 폐렴을 다스리는 지지 요법에 집중했다. 다행히 환자는 췌장염과 폐렴의 증상이 좋아지고, 갑자기 뚝 떨어졌던 면역력도 정상을 회복됐다. 혈소판 수치가 입원 4일째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고, 7일째에는 콩팥(신장) 기능과 혈액 수치가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 환자는 입원 11일째에 걸어서 퇴원할 수 있었다.

이 사례 연구 결과(A Unique Case of Atypical Hemolytic Uremic Syndrome Secondary to Alcohol-Induced Acute Pancreatitis)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이 사례는 혼술 폭음의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이 급성 췌장염 환자에게 나타난 합병증인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은 인체의 면역체계(보체 시스템)가 이상을 일으켜, 온몸의 미세혈관에 혈전(피떡)을 마구 만들어내는 무서운 병이다. 진행이 매우 빠르며 사망률이 25%나 된다.  

특히 몸 안에서 세 가지 치명적인 증상이 동시에 나타난다. 즉 미세혈관이 혈전으로 막히면서 콩팥이 망가지는 급성신부전이 오고, 혈전을 만드느라 피를 멎게 하는 성분인 혈소판이 바닥나고, 좁아진 혈관을 지나던 적혈구가 터져 나가는 용혈성빈혈 등 증상이 한꺼번에 발생한다.

실제로 이 환자도 혈소판 수치가 정상치의 약 20% 수준까지 크게 떨어지고 콩팥 기능 지표(크레아티닌)가 평소보다 150%나 치솟는 위험한 상태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까지 겹쳐 호흡부전 증상을 보였다.

보통 이 병에는 혈장 교환술이나 비용이 수억 원 드는 표적 치료제(보체 억제제)를 쓴다. 연구팀은 그러나 뜻밖의 돌파구를 찾아냈다. 이 환자의 aHUS가 유전적 결함이 아니라 알코올성 췌장염이라는 일시적이고 이차적인 병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지지 요법에 집중한 까닭이다.

술을 주말에 술을 몰아서 마시는 폭음 행위는 췌장 세포에 독성 물질을 대량 투하해 급성 췌장염을 일으킨다. 특히 온몸의 혈관을 망가뜨리는 치명적인 혈액병(aHUS)의 발병에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 췌장염 환자가 급격한 혈소판 감소나 콩팥 기능의 악화 증상을 보이면 반드시 aHUS를 의심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주말에 맥주 18캔 몰아 마시기와 매일 소주 1병 마시기, 췌장에는 어느 쪽이 더 해롭나요?

A1. 췌장에는 주말에 몰아 마시는 폭음이 훨씬 더 치명적입니다. 일시에 대량의 알코올이 들어오면 독성 물질을 분해하는 췌장에 갑자기 과부하가 걸립니다. 이로 인해 췌장 분비샘의 내부 압력이 치솟고 단백질 찌꺼기가 엉겨 막히면서, 소화효소가 췌장 자체를 갉아먹는 급성 염증(자가 소화)이 쉽게 폭발합니다. 전체 음주량이 많지 않더라도 단기간의 폭음 습관이 있다면 누구나 급성 췌장염에 걸릴 수 있습니다.

Q2. 이 환자는 왜 수억 원대 희귀병 표적 치료제를 안 쓰고도 완치됐나요?

A2.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의 발병 원인이 유전 결함이 아니라 췌장염이라는 외부 자극이었기 때문입니다. 선천적 유전 변이로 생기는 일차성 aHUS에는 고가의 보체 억제제나 혈장 교환술이 필수입니다. 반면 이 환자처럼 특정 유발 요인으로 인해 일시 폭주한 이차성 aHUS는 기저질환(췌장염·폐렴)만 잘 다스리면 면역체계를 정상화할 수 있습니다. 의료진이 유발 원인을 정확히 짚어 수액과 항생제 등 지지요법에 집중한 덕분에 환자가 완치됐습니다.

Q3. 술꾼에게 나타나는 일반 위염·복통과 급성 췌장염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요?

A3. 급성 췌장염의 경우 명치나 윗배 왼쪽에 칼로 찌르거나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고통이 갑자기 찾아옵니다. 특히 췌장이 척추 앞에 있기 때문에 누우면 통증이 더 심해지고, 등을 똑바로 펴지 못하며 몸을 앞으로 구부려 웅크려야 통증이 다소 수그러듭니다. 자세에 따른 변화가 뚜렷한 게 급성 췌장염의 큰 특징입니다. 통증이 등이나 어깨 쪽으로 뻗쳐 나가고 메스꺼움·구토가 동반된다면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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