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벌이가 많은 30대 부부는 가사 분담 비율이 높은 편이다. 반면에 중년 세대는 가사는 여전히 여자의 몫이라는 시각이 있다. 특히 오래 전에 퇴직한 남편이 가사를 분담하지 않아 아내의 불만을 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내도 나이가 들면 주방 일이 싫어진다는 사람이 많다. 밥 짓고 설거지 하는 일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것이다. 가사 노동과 부부의 역할에 대해 다시 알아보자.
여전히 여성에 가사 노동 집중..."열심히 해도 일한 티가 나지 않아"
가사노동은 육체적 부담에 비해 보상 받기 어려운 일로 여겨지고 있다. 가사는 남녀를 구별하기 보다는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이 더 부담해야(52.6%) 한다는 인식이 두드러졌지만, 여전히 여성에게 가사 노동이 집중되고 있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19~6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여성 응답자일수록 자신의 가사 노동 비중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강했다(남성 46.8%, 여성 69.3%). 여성 기혼자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가사노동에 할애하고 있었다. 이들이 체감하는 가사 노동의 강도와 부담감이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남편이 오래 전 퇴직했는데, '삼식이' 노릇만..."외출도 마음대로 못해"
중년 여성의 불만은 남편의 퇴직 이후 두드러진다. 아내는 퇴직 후 몇 개월 동안은 평생 고생한 남편에게 편안한 휴식을 권한다. 여행도 함께 떠난다. 하지만 1년이 넘으면 사정이 달라진다. 남편이 집안 일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하루 세 끼를 집에서 해결한다면 아내의 속에서는 열불이 난다. 이른바 '삼식이'(집에서 세 끼 식사) 노릇을 한다. 냉장고를 열면 먹을 것이 많은데도, 아내가 밥상을 차려줘야 먹는 사람도 있다. 이런 생활을 20~30년 더 할 수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 아내는 심신이 다 까라진다.
육아 휴직하는 젊은 남편들..."시대가 크게 변했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육아휴직을 하는 젊은 남편들이 늘고 있다. 힘 좋은 남편이 아기를 돌보는 게 낫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예전에는 상사-동료의 눈치 때문에 남성의 육아휴직은 생각조차 못했다. 하지만 요즘은 아내의 직장 경력을 살려주기 위해 남편이 가사에 더 집중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요즘 젊은 남편들은 청소, 설거지는 물론 요리도 잘 해 아내의 만족도가 높다. 임신을 준비 중인 아내를 위해 가사를 거의 전담하는 경우도 있다.
"주부 가사도 정년 있기를" vs "가사 분담이 남편 건강에도 이득"
최근 퇴직 남편들도 가사를 분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청소, 설거지는 물론 요리까지 배운다. 하지만 아직까진 대세가 아니다. 퇴직 후 신체 활동이 적으면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 노화도 빨라진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건강에 좋은 신체 활동은 정식 운동뿐만 아니라 가사도 포함된다. 식사 후 설거지, 청소 등을 하면 혈당 관리에도 좋다. 먹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가장 나쁘다. 아직도 주방 출입을 꺼리는 남편이 있는 가정의 중년 주부들은 집안 일도 '정년'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을 것이다. 자녀가 결혼 후 분가하면 부부만 20~30년을 사는 시대다. 가사는 '돕는' 게 아니라 '분담'하는 시대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