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배 아플 때 쓰는 약인 줄”…7세가 엄마 다이어트 주사 맞고 쓰러져, 무슨 일?

성인 2회분 넘는 용량 한 번에 주입…美 중독센터 상담 2019년 이후 1,500% 급증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7세 여아가 어머니의 체중감량용 GLP-1 주사제를 배 아플 때 쓰는 약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투여한 뒤 의식 저하 상태로 발견됐던 일이 뒤늦게 전해졌다. 배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하단=밀렌더 가족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7세 여아가 어머니의 체중감량용 GLP-1 주사제를 배 아플 때 쓰는 약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투여한 뒤 의식 저하 상태로 발견됐던 일이 뒤늦게 전해졌다.

미국 현지 언론 WHAS-11과 CBS 8 등의 보도에 따르면, 2024년 12월 당시 7세였던 제사 밀렌더는 엄마가 사용하는 GLP-1 주사 펜의 약 60%를 한 번에 주입했다.

해당 제품은 일반적으로 4주에 걸쳐 4회 분할 투여하는 제형으로, 아이는 성인 기준 두 번이 넘는 용량을 단회 투여한 셈이다. 현재 8세가 된 제사는 인터뷰에서 “엄마가 배 아플 때 쓰는 약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투여 직후 제사는 심한 구토와 탈수 증상을 보였고, 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엄마 밀렌더는 즉시 미국 중독 상담 핫라인인 중독 통제센터에 연락한 뒤 응급실로 이송했다. 당시 제사는 얼굴이 창백하고 축 늘어진 상태였으며, 응급 의료진 역시 치료 지침에 대해 중독센터에 추가 문의를 해야 할 정도로 대응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WHAS-11에 따르면 2019년 이후 미국 내 GLP-1 관련 중독 상담 전화가 1500% 증가했으며 매달 수백 건이 접수되고 있다. 영국 의약품·보건제품 규제청(MHRA)도 2024~2025년 사이 해당 주사와 관련된 중대한 이상반응에 대한 옐로 카드 보고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아이는 수액 치료와 약물 처치를 받은 뒤 일시적으로 호전돼 귀가했으나, 이후 극심한 쇠약, 지속적 구토, 무뇨 증상이 나타나 재입원했다. 의료 기록에 따르면 의료진은 신장 기능 악화를 우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사의 부모는 아이가 6일 동안 음식을 섭취하지 못했고, 급격한 체중 감소와 복통으로 걷지 못할 정도의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통증으로 복부 접촉조차 거부했고, 수면 중 비명을 지르는 증상도 관찰됐다.

다행히 장기적 합병증 없이 회복했다. 엄마 밀렌더는 사고 이후 체중감량 주사를 잠금 상자에 보관하고 있으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약물 보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했다. 그는 “전례 없는 일이었고,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몰랐다”며 “아이에게 절대 만지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성인 기준으로 설계된 약물, 아이들 손에 닿지 않게 보관 중요

위 사례는 GLP-1 계열 체중감량 주사가 성인을 기준으로 설계된 약물이기 때문에, 어린이가 실수로 고용량을 맞을 경우 급성 중독 수준의 반응을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약물은 원래 위 배출을 늦추고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데, 소아가 과다 노출되면 위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반복 구토, 심한 메스꺼움, 복통, 탈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미국 독성학 자료에 따르면 지속적인 구토로 체액이 빠르게 손실되면 무기력, 소변 감소, 어지럼, 의식 저하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신장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소아는 성인보다 체액 균형이 쉽게 무너지기 때문에 구토가 몇 시간만 지속돼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임상 현장에서는 이런 경우 즉시 수액 치료와 전해질 교정이 필요하며, 소변량과 신장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한다.

전문가들은 체중감량 주사를 포함한 모든 처방 주사제가 아이에게는 장난감처럼 보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소아과 및 독성학 기관들에 따르면 이러한 약물을 반드시 잠금 보관함에 넣고, 아이가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두며, 약의 위험성을 반복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가정 내 약물 사고는 대부분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지만, 실제로는 중증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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