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하룻밤 수면 데이터만으로 130가지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해 화제가 됐다. 이 AI가 학습한 데이터는 바로 ‘수면다원검사(PSG)’. 연구팀은 "개발 과정에서 약 6만5000명의 수면다원검사 데이터를 사용했으며, 이는 기존 수면 분석 AI가 사용한 데이터(2500~1만5913건)보다 월등히 많은 수치"라고 말했다.
연구팀이 이 수치를 강조한 이유는 수면다원검사 데이터 모수가 많을수록 AI의 질병 예측 정확도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 실제로 수면다원검사에서 측정되는 뇌파, 호흡, 심전도 등의 데이터는 심근경색, 수면무호흡증, 치매 등 여러 질병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수면 측정 앱, 무선 웨어러블 수면 진단 패치, 수면무호흡 진단 앱 등 슬립테크 업계에서 선보이는 AI 서비스 개발에서 이 데이터가 중요하게 활용되는 이유다.

수면다원검사는 언제, 어떻게 받는 검사일까?
불면의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할 때 병원에선 수면다원검사를 진행한다. 이 검사는 대학 병원 내 수면 센터 혹은 수면다원검사만 따로 받을 수 있는 수면클리닉 의원 등에서 받을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를 받기 위해선 병원에 가서 하룻밤을 자야 한다. 병원엔 취침 시간보다 2~3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야 한다. 취침에 앞서 잠옷 등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고, 각종 장비를 온몸에 부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면 기사가 얼굴, 두피, 손가락, 팔과 다리, 가슴 등에 센서가 달린 전선과 장비들을 달아주면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잔다. 잠을 잘 동안의 뒤척임 등을 살피기 위해 검사실에선 비디오 촬영도 함께 진행된다.
온몸에 부착된 센서들은 뇌파와 혈중 산소포화도, 호흡, 안구의 움직임 등을 측정한다. 신경 또는 근육 질환을 진단하는 근전도 검사(EMG), 부정맥이나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심장 질환을 진단하는 심전도 검사(ECG)도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수면 도중의 다리 움직임, 기면증 여부 등 여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뇌파 측정을 통해 수면 단계별 비중과 수면 사이클, 수면의 질 등도 점검할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 시간과 비용 부담 크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필요
수면다원검사가 하룻밤 사이 제공하는 정보는 이처럼 다양하다. 하지만 검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적지 않다. 비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10만 원대 정도면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여러 번 받기엔 부담일 수 있다.
또 침실 환경이 집과 다른 만큼 검사 결과가 정확하지 못할 수 있다. 불면증으로 수면다원검사를 받았던 직장인 A 씨(40·여)는 “집이 아닌 곳에서 잤더니 낯설어 잠을 거의 못 잤다”며 “화장실도 3번 넘게 갔는데 그때마다 수면 기사에게 요청해 부착했던 장비를 계속 떼었다 붙이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온몸에 부착된 장비 때문에 긴장되고 불편해 잠을 못 잤다는 후기도 많다.
슬립트래커 앱 등 AI 수면 측정 및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부 기업들은 수면다원검사의 이 같은 불편함을 AI 기술이 보완해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AI 서비스가 병원이 아닌 가정에서도 수면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 하룻밤이 아닌 여러 밤 동안의 수면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런 앱이나 기기들은 수면 도중의 숨 소리 등을 스마트폰 내장 마이크로 측정하거나 초소형 패치 등 휴대 가능한 센서를 활용한다.

다만 시중에 나와 있는 관련 서비스들 중엔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오류가 잦은 경우도 많다. 국내의 한 슬립트래킹 앱을 사용 중인 대학원생 B 씨(37)는 “중간에 잠깐 깼던 시간도 수면 시간으로 측정되거나 업데이트 이후 오류가 나는 등 오작동할 때도 많았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의료진은 "불면증 등 수면장애가 심하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처음엔 수면다원검사를 정식으로 진행하고, 이후 보조적으로 수면 측정 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분당서울대병원 등 일부 국내 대학병원에선 스마트폰 기반 수면 측정 앱을 진료 시 보조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